플루에 RSV 결합…조지아 어린이들 ‘공포’

계절성 독감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 더해져 심각한 질병

코 막히고 피부는 보라색 바뀌어…병원, 입원환자 급증 ‘비상’

조지아주에서 호흡기 질환인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계절성 독감과 결합해 심각한 상황을 일으키고 있다.

25일 AJC에 따르면 조지아주 에덴스에 거주하는 알렉시스 루비씨의 아들 링컨은 지난 3일 8파운드 9온스로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생후 며칠 지나지 않아 코가 막히기 시작했다. 결국 호흡이 곤란해졌고 피부가 건강한 분홍색에서 보라색으로 바뀌었다.

루비씨는 아기를 집에서 가까운 응급실로 데려갔지만 산소 수치가 너무 낮아 구급차로 애틀랜타어린이병원으로 이송돼야 했다.

이처럼 조지아주를 비롯한 전국의 어린이들이 올가을 독감과 RSV에 함께 걸리면서 어린이병원에 환자가 몰리고 있다. 조지아어린이병원의 소아 감염내과 전문의인 잉그리드 카멜로 박사는 “아직 10월 밖에 되지 않았는데 어린이 호흡기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의들은 발병의 원인을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감기의 가장 흔한 원인인 라이노 바이러스, 5세 미만의 어린이들 사이에서 흔한 호흡기 질환인 RSV 등이 복합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RSV는 예방 백신이 없고 2살 이하의 모든 아이들이 이 바이러스를 몸에 보유하고 있다. 증상은 흔한 감기처럼 보이지만 콧물, 충혈, 그리고 고열을 동반할 수 있다. 특히 RSV는 젖먹는 나이의 유아에게 감염되면 위험하게 변해 호흡곤란 및 폐렴과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애틀랜타어린이병원 측은 “최근 전례가 없을 정도로 많은 어린이 환자들이 몰려들어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응급실을 확장해야 했다”면서 “10대 후반의 청소년은 어린이병원이 아닌 일반 병원에서 응급 치료를 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병원 대변인은 24일 “이례적으로 높은 입원율 추이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평상시 환자 수의 2~3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재 조지아주 병원시스템 홈페이지에 따르면 애틀랜타 어린이 병원들의 응급실 대기 시간은 평균 3시간 이상이며 주정부는 소아과가 아닌 다른 병원에서도 어린이 응급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고 있다.

연방 보건복지부의 24일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 병원의 병상은 75% 이상 점유된 상태이며 북동부 3개 주는 병상 점유율이 최대 94%에 이른다. 조지아주의 경우 병상 점유율이 65% 수준으로 북부 지역에 비해서는 그나마 나은 상황이다.

에모리대 의대 소아감염병 학과장인 앤디 셰인 박사는 “많은 부모들이 일단 자녀가 감염되면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면서 “하지만 독감으로 입원한 거의 모든 아이들이 백신을 맞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접종”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적으로는 지난 2017~2018년 독감 시즌이 가장 잔인했던 시기로 조지아에서 거의 150명이 사망하고 메트로 애틀랜타에서 3000명 이상이 입원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가 적용되면서 독감 감염이 급감했지만 방역 조치 해제후 다시 폭증하는 추세다.

이상연 대표기자

백신을 접종 중인 어린이 [AP 연합뉴스 자료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