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트럼프 단체, 미인계 공작 드러나 ‘충격’

프로젝트베리타스, ‘반트럼프 의심’ 맥매스터 축출 계획

텍사스 여성 고용, 맥매스터에 접근시켜 몰카 촬영 시도

디보스 전 교육장관 남동생이 총괄…영국 스파이도 고용

러시아 출신 ‘서바이버’ 참가자 고용해 국무부 관리 유혹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당시 친트펌르 극우단체가 백악관 내부의 반대 세력을 축출하겠다면서 고위인사를 함정에 빠뜨리게 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한 사실이 공개됐다.

뉴욕타임스(NYT)와 데일리메일 등은 14일 극우성향 인사들이 조직한 단체인 ‘프로젝트 베리타스’가 지난 2018년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허버트 맥매스터를 상대로 몰래카메라 공작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이 표적이 된 것은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인사라는 의심 때문이었다.

특히 3성 장군 출신인 맥매스터 전 보좌관이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이 선호하는 고립주의적인 외교정책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점이 문제시됐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NSC보좌관이었던 허버트 맥매스터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에 따라 이 단체는 맥매스터 전 보좌관이 혼자서도 즐겨 찾았던 워싱턴DC의 한 고급 레스토랑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들은 텍사스 출신의 여성 타라 프라이스를 고용해 맥매스터에게 접근시켜 함께 술을 마시게 하고, 그를 궁지에 몰아넣을 만한 상황을 유도해 몰래카메라에 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맥매스터에게 접근하기 위해 고용된 타라 프라이스/DailyMail

 

이 단체는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프라이스에게 1만 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그해 3월 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맥매스터 전 보좌관을 한발 앞서 경질하면서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았다.

NYT는 프로젝트 베리타스가 이 같은 공작을 계획하고, 실행하기 위해 영국 정보기관 출신 전문가까지 고용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같은 공작을 총괄한 사람이 베시 디보스 당시 연방 교육부 장관의 남동생인 에릭 프린스(52)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프린스는 영국 정보기관인 M16 요원 출신인 리처드 세돈을 고용해 치밀한 작전을 세웠다. 이들은 맥매스터 보좌관 외에도 국무부 내의 반트럼프 관료들을 색출하기 위해 러시아 출신으로 인기 TV프로그램 ‘서바이버’에 출연했던 여성 아나 카이트를 고용해 국무부 고위직에 접근시키기도 했다.

지난 1월 6일 워싱턴 DC 시위에 참가한 아나 카이트/Instagram via DailyMail

 

아나 카이트는 뉴욕타임스의 보도 직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를 “가짜 뉴스”라고 주장하면서도 “미국인들에게 투명해야 할 사람들(공무원)을 조사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밝혀 사실상 이같은 작전에 참가했음을 시인했다.

사설 군사교육기관인 ‘블랙워터’를 운영하고 있는 에릭 프린스는 이들 여성을 와이오밍의 한 목장에서 교육시킨 뒤 맥매스터 전 보좌관과 국무부 관리 이외에도 연방수사국(FBI) 간부 등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하지 않는다는 의심을 받았던 정부 인사들을 상대로 한 공작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젝트 베리타스는 2010년 조직된 단체로 정치인뿐 아니라 언론사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공작을 계획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에는 한 여성을 고용해 워싱턴포스트(WP)에 ‘청소년 때 한 정치인에게 성폭행당해 임신했다’는 제보를 했다. 가짜 제보를 기사화하도록 유도해 WP의 공신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공작이었다.

그러나 WP는 제보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뒤 거짓 제보를 한 여성과 프로젝트 베리타스의 관계를 추적한 기사를 송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