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하이힐 트럼프’, 상임위 제명 추진

민주당 4일 결의안 표결…공화는 “발언 규탄”, 조치는 없어

민주당은 ‘하이힐 신은 트럼프’라는 별명을 가진 마조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의 모든 상임위원직을 박탈하는 표결을 추진하기로 했다.

3일 로이터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4일 그린 의원을 예산위원회와 교육·노동위원회에서 제명하는 결의안 표결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호이어 원내대표는 NYT에 “40년 동안 의회에 있었지만 그린 의원이 당선 전후로 해온 행동과 유사한 상황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와 그린 의원의 제명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지만 만족스러운 답변을 얻지 못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매카시 원내대표는 성명을 내고 “학교 총기 난사 사건, 정치적 폭력 등에 대한 그린의 과거 발언이 공화당의 가치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며 해당 발언들을 명백히 규탄한다”면서도 그린을 제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생각은 없다고 분명히 했다.

공화당 의원 다수 역시 그린 의원의 발언에 경악했지만, 당선 전 했던 발언에 대해 처벌을 받아서는 안 되고 민주당이 다른 정당의 의원에 대해 일방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은 위험한 선례로 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NYT는 보도했다.

조지아주 초선인 그린 의원은 극단적인 트럼프주의자로 ‘트럼프가 이겼다’로 적힌 마스크를 쓰고 다니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을 지지해왔다.

힐러리 클린턴 등 민주당 정치인이 피자가게 지하실에서 아동을 성 착취하며 비밀 관료 집단인 ‘딥 스테이트를’ 운영하고 있다는 ‘큐어넌(QAnon)’ 음모론의 신봉자이기도 하다.

그린 의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다음날 바이든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마스크를 벗은 채 동료 의원에게 소리를 치며 위협을 주기도 했다.

의회 입성 전 행동들도 논란이 됐다. 페이스북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머리에 총을 쏴야 한다는 댓글과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을 교수형 시켜야 하지 않냐는 댓글 등에 동조했고, 대형 총기 난사 사건들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벌인 자작극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앞서 실제로 문제 되는 발언으로 상임위원회에서 배제된 사례도 있다.

지난 2019년 여러 차례 백인우월주의 발언을 한 스티브 킹 공화당 하원의원은 당 지도부로부터 상임위원회 배제를 당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과 마크웨인 멀린, 앤디 빅스(왼쪽부터) 의원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고 있다. /Punchbowl News Capture via Daily 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