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조합이 15년만에 파업에 나선 까닭은?

“스트리밍 플랫폼 독점이 파업 야기…작업량 느는데 수입 지급 빈도는 줄어”

해외 OTT (PG)
해외 OTT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최근 장기화한 미국 작가조합 파업의 근본 원인은 넷플릭스를 위시한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비약적인 성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작가조합은 1만1500명의 작가를 대변하는 단체로, 글로벌 OTT 업체들의 불공정 계약을 비판하며 2007년 이후 15년 만에 파업을 벌이고 있다. 파업은 지난달 2일부터 시작돼 17일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한국 작가들도 국내 방송사·제작사에서 이미 일반화된 불공정 관행이 OTT와 AI(인공지능)의 발달로 심각해질 것을 우려하며 연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팬데믹 시작 전인 2019년 기존 강자인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훌루, 피콕, HBO 맥스, 퀴비 등에 더해 애플TV플러스, BET플러스(타일러 페리의 스트리밍 플랫폼), DC 유니버스와 디즈니플러스 등에 론칭해 스트리밍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그런데 통계를 보면 스트리밍에서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본격화된 2016년부터 수입이 발생한 작가 수는 TV와 스트리밍으로 합산돼 큰 폭으로 증가했고 2019년까지 증가세가 지속되지만, 2019년 이후에는 9% 떨어진 뒤 줄곧 하락세를 보였다.

이러한 부침 양상은 작가들의 연간 수입으로 집계해도 같은 추이를 보인다는 게 콘진원의 설명이다.

콘진원은 스트리밍 시장에서는 ‘신디케이션’의 기회가 줄어들어 이 같은 일이 발생한다고 봤다.

신디케이션이란 네트워크에서 초방을 한 TV 시리즈를 네트워크를 거치지 않고 제작사에서 개별 독립 방송국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작가 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스트리밍 플랫폼의 성장이 신디케이션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시장을 바꿨고, 신디케이션의 조건으로 꼽히는 100개 에피소드 수를 채울 수 있는 시리즈가 점차 줄어들었다고 콘진원은 설명했다.

콘진원은 “스트리밍 플랫폼들의 제작 증가로 전체 제작 타이틀 수는 많이 증가했지만, 공중파 TV나 케이블 네트워크의 편성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에피소드는 줄었다”며 “결국 작업량은 많아지고 수입 지급 빈도는 줄었으며 작가들은 할당된 돈을 여럿이 적은 금액으로 나눠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스트리밍 플랫폼의 독점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스트리밍 환경으로 인해 줄어든 작가들의 수입 구조와 함께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줄어든 작가 고용 실태 등도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