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들이 머리 냄새 맡는 이유는?”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  주드 스튜어트 ‘코끝의 언어’ 출간

“방금 깎은 잔디 냄새는 긴급 신호”…경이로운 코끝 세계

"방금 깎은 잔디 냄새는 긴급 신호"…경이로운 코끝의 세계 - 1

“방금 깎은 잔디 냄새를 싱싱한 풀잎의 냄새라고 좋아하지만, 사실 잔디에 그 냄새는 긴급 신호와 마찬가지다. 풀잎은 서로에게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는 신호를 미친 듯이 발신한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주드 스튜어트는 최근 번역 출간된 ‘코끝의 언어’에서 잔디에서 나는 냄새를 이렇게 분석한다.

그는 동물과 달리 식물은 한 장소에 뿌리를 박고 살아가기 때문에 천적이 다가와도 도망칠 수 없어 냄새로 천적을 피하고 서로에게 경고를 보내준다고 적었다.

책은 이처럼 일상에서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온 51가지 사례를 들며 본능적이고 신비로운 후각의 세계를 보여준다. 햇빛에 널어 말린 빨래 냄새의 정체는 대기 중의 오존이 세탁물에 담긴 세제 등의 화학물질을 변환시키면서 생긴 결과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는 냄새가 사람을 더 가까운 사이로 만들어준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아랍 문화권에서 ‘코 맞춤’으로 인사를 나누며 상대방의 냄새를 들이마셨던 것이 한 예다. 고대 인도에서 온유한 사랑의 가장 큰 표시로 상대방의 머리 냄새를 맡았던 것 등의 사례를 들며 “냄새 맡기는 신뢰를 담보로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또 냄새를 성급한 판단이나 편견의 근거로 삼는다면 주류 집단이 인종주의를 정당화하거나 소수 집단을 억압하는 무기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전한다. 과거 나치 독일이 악취가 풍긴다며 유대인들을 탄압했을 때 오용한 개념인 중세 시대의 ‘포에토르 유다이쿠스’를 언급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책은 코의 간략한 역사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코의 내부 기관은 어떻게 작동하며, 역사적으로 코를 어떻게 사용해왔는지도 함께 다룬다. 코의 내부 기관에 대해서도 알아보고, 코를 더 노련하게 이용하는 훈련도 해보자고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