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난입’ 연루 40대 기소되자 벨라루스로 망명

작년 7월 6개 혐의 재판에 넘겨져…”정치적 박해” 주장

작년 1월 6일 연방 의사당 난입 사건에 연루됐던 40대 남성이 벨라루스로 망명했다고 BBC방송이 23일 보도했다.

캘리포니아주 출신으로 올해 48세인 에반 노이만 씨는 이 사건으로 기소되자 우크라이나를 거쳐 벨라루스로 들어가 미국에서의 ‘정치적 박해’를 이유로 망명했다.

벨라루스는 알렉산더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끄는 친러 국가로, 미국과 범죄인 인도 협정을 맺지 않았다.

그러나 해외 도피설을 부인하면서 단지 우크라이나 당국이 감시한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해 8월 걸어서 국경을 넘어 벨라루스로 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벨라루스 국영 TV와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다고 믿지 않는다”며 “특히 내가 경찰관을 때렸다는 혐의는 전혀 근거가 없는 것으로 매우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 연방수사국(FBI)이 가족들을 심문하고 자신을 지명수배자 명단에 올리는 등 “정치적 박해”를 당하고 있다며 벨라루스 정부의 보호를 요청했다.

벨라루스 국영 통신사 벨타에서는 22일 노이만 씨가 이민국으로부터 “이제부터 벨라루스 정부의 완전한 보호를 받게 된다”며 망명 지위 확인서를 건네주는 장면이 방영됐다.

그는 벨타와 인터뷰에서 “심경이 복잡하다”며 “벨라루스 정부가 나를 받아줘 기쁘다. 내가 이런 상황에 처했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은 앞으로 벨라루스 수도인 브레스트에 살 것이라며 “이곳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이만 씨 외에도 약 650명이 ‘의회 난입 사건’과 관련돼 기소됐다.

이들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들이 지지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며 의사당에 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에반 노이만(왼쪽)/CNN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