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한인 치킨집, 감사절 밤 절도 피해

청년 창업 식당 ‘먹자’, 용의자들 금전등록기 훔쳐 도주

한국식 치킨 주류사회 소개위해 코로나 팬데믹 속 창업

애틀랜타 미드타운에 위치한 한국식 프라이드 치킨 레스토랑이 추수감사절 밤 절도 피해를 당했다.

CBS46 방송에 따르면 지난 26일 용의자들은 돌멩이를 이용해 ‘먹자(Mukja) 코리안 프라이드 치킨’의 현관문을 부수고 매장 내부로 들어온 뒤 금전등록기를 통째로 훔쳐 도주했다.

공동 대표인 션 장씨는 “감시카메라 영상을 보고 우리는 그저 놀랐을 뿐”이라며 “(용의자들은) 가게의 물품을 내팽개쳐 파손했으며, 매우 서두른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절도범 일당은 30초만에 범행을 저지르고 매장을 빠져나갔다.

장 씨는 “우리는 현금을 취급하지 않는 식당이기 때문에 더욱 황당하고 화가 났다”고 밝혔다. 업소 측에 따르면 다행히 금전등록기 도난과 매장 입구가 부서진 것 외에 다른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 씨가 엉망진창이 된 매장을 발견한 것은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26일 오전 9시40분경이었다. 식당에 출근해 보니 경찰이 두른 노란 테이프가 매장 전면에 감겨 있고 유리는 깨져 있었다.

애틀랜타 한인 요식업계의 젊은 세대인 장 씨와 피터 정씨는 코로나 팬데믹이 레스토랑 업계를 강타한 1년전 식당을 오픈하면서 꿈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션 장 공동대표는 UGA(조지아대학교) 재학 당시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큰 사고를 당했지만 재활치료를 통해 이겨낸 뒤 친구인 피터 정씨의 권유로 애틀랜타 다운타운에 있는 GSU로 전학했다. 이후 친구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주는 것을 좋아하던 장 공동대표가 장애로 원하던 외식업계 취업이 어려울 것으로 좌절하고 있을 때 친구인 피터 정씨가 마음을 합쳐 미드타운에 식당을 열기로 결정했다.

두 공동 대표는 한국식 프라이드치킨(KFC, Korean Fried Chicken)을 주류 사회에 소개하자는 계획을 세우고 한국어인 ‘먹자’라는 이름으로 프라이드치킨과 독특한 한국식 양념 소스를 개발했다.

이처럼 스스로 ‘불가능한 도전’이라 부르는 창업을 했지만 팬데믹 여파로 인한 인력 부족과 공급망 문제는 이들에게 위기로 다가왔다. 장 씨는 이런 가운데 절도 피해까지 당하고 나니 상심이 크다며 한숨을 쉬었다.

“추수감사절을 보내고 이런 일이 닥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한 그는 “우리는 그저 생업을 이어가는 스몰 비즈니스일 뿐이고 팬데믹으로 이미 힘든 한 해를 보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장 씨는 이런 일로 영업을 중단할 수는 없다며 피해를 당한 지 12시간 만에 식당 문을 열고 다시 손님들을 맞았다.

한편 애틀랜타 경찰은 용의자 체포를 위해 시민들에게 제보를 요청했다.

이승은 기자 eunice@atlantak.com

‘먹자 코리안 프라이드 치킨’ 션 장(오른쪽) 피터 정 공동 대표/ 페이스북 캡처
절도 피해를 당한 ‘먹자 코리안 프라이드 치킨’ 레스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