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납치된 한인 아내, 영화같은 ‘필사의 탈출’

접근금지 명령 어긴 남편…숲속으로 끌고 들어가 살해 시도해

기회 엿봐 가까스로 탈출…새벽 1시 인근 주택 문 두드려 구조

30분 가량 헤매다 민가 찾아 “도와주세요”…부상 입고 치료중

KIRO7 방송 캡처

별거 중인 남편에게 납치됐던 워싱턴주 한인 여성 안영숙(42)씨가 숲속에서 가까스로 탈출해 인근 주민의 도움을 받아 구조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언론(KIRO7)에 따르면 레이시 경찰은 16일 오후 1시경 3800블록  로스버그 스트리트 선상 주택에서 걸려온 신고 전화를 받고 출동했다. 911 디스패처는 경찰에게 통화 도중 입막음 상태에서 새어 나오는 듯한 비명과 몸싸움을 벌이는 듯한 소리를 들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도착한 곳은 피해자인 부인 안 씨가 거주하던 집으로 당시 거라지 문이 열려져 있는 상태였다. 잠시 후 안 씨의 자녀들이 집에 도착했고, 경찰은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집에 있다가 30분전쯤 스토어에 다녀오느라 집을 떠났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집 내부를 조사하던 경찰은 자녀들 외 다른 사람은 집에 없었지만 부인 안 씨를 포박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덕트 테이프를 발견했다.

경찰은 또 이웃들의 보안카메라에서 남편 안채경(53)씨의 캐러밴 차량이 영숙씨의 집  거라지로 들어간 이후 잠시 문이 닫혔다가 경찰이 집에 도착하기 직전 거라지를 빠져나간 장면이 담긴 영상을 확보했다.

남편 안씨는 이미 가정폭력 피해자보호명령이 내려진 상태로 워싱턴주 순찰대는 곧장 영숙씨에 대한 실종 경보를 발령하고 소셜 미디어상에 관련 정보를 개제한 뒤 이들의 소재 파악에 나섰다.

17일 오전 1시경 스테드먼 로드 선상 한 집주인은 영숙씨의  ‘도와달라’는 다급한 외침과 함께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깼다.

출동한 경찰에게 영숙씨는 “남편이 나를 납치해 숲속으로 끌고 가 죽이려 했지만 탈출할 수 있었고 이 집에 도착할 때까지 20~30분 동안 숲을 걸어 나왔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부상을 입은 안영숙씨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몇 시간 뒤인 오전 7시 38분, 산책하던 한 주민이 스테드먼 로드로부터 약 200야드 떨어진 숲속에서 남편 안 씨의 차량을 발견해 신고하면서 안 씨는 신속하게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안 씨는 여러 건의 중범죄 가정폭력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이상연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