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 간에 사람 간세포 이식했더니…생체리듬 변했다”

프랑스·호주 연구팀 “생체리듬 2시간 앞당겨져…대사질환 등에 영향”

사람은 물론 단세포 생물에서 각종 동물과 식물에서도 나타나는 일정한 주기의 생체리듬을 결정하는 ‘일주기 생체 시계'(circadian clock)를 간세포(liver cell)가 제어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생쥐에 사람 간세포 이식 실험 설명 그림
생쥐에 사람 간세포 이식 실험 설명 그림 생쥐에 이식된 사람 간세포는 생쥐의 간과 근육 일주기 생체시계에 변화를 가져오고 중추 생체 시계(시교차상핵)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쥐의 생체리듬은 한 단계 앞당겨지고 신진대사와 행동도 몇 시간씩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Luquet et al./ Science Advances 제공]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와 파리시티대, 호주 퀸즐랜드대 공동 연구팀은 18일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서 생쥐의 간에 사람 간세포를 이식하는 실험을 통해 야행성인 생쥐의 생체리듬이 2시간 정도 앞당겨지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모든 생물체는 ‘일주기 생체 시계’로 알려진 체내 시계에 맞춰 하루 중 활동을 조절하며, 신체 각 기관에 있는 ‘말초 생체 시계’는 뇌 시상하부 시교차상핵(SCN)에 있는 ‘중추 생체 시계’의 신호에 따라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식된 인간 간세포의 영향으로 생쥐 생체리듬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간세포가 말초 생체 시계를 포함한 동물의 전체 생체리듬과 생리 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경변과 같은 병리학적 원인에 의한 간 생체 시계 변화가 중추 생체 시계의 동기화 기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는 수면과 각성 주기를 포함한 전체 생체리듬에 영향을 주고 대사 질환의 원인도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그러나 뇌와 간, 말초 생체 시계 사이에서 어떤 호르몬과 신경 메커니즘이 작용해 생체리듬을 조절하고 서로 동기화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논문 공동 교신저자인 퀸즐랜드대 프레데릭 가숑 교수는 “간 질환과 당뇨병, 비만 같은 대사질환은 수면 장애, 불규칙한 식사, 생체리듬 교란 등과 관련이 있다”며 “비정상적인 간 기능이 생체리듬을 교란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 연구가 대사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모색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