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베이컨, 내년부터 ‘금값’ 된다?

캘리포니아주 ‘동물복지법’ 2022년부터 발효

돼지 사육공간 개선해야…돈육가격 상승예고

미국 돼지고기 소비 15% 차지…전국적 영향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지난 2018년 주민투표로 통과된 ‘동물복지법’을 내년 1월부터 발효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돼지고기 값 폭등이 예상되고 있다.

새로운 동물복지 관련 규정에 따라 목축업자들은 돼지와 알을 낳는 닭, 송아지 등의 사육 공간을 기존보다 더 넓게 확보해야 하며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시설에서 사육된 가축의 고기나 계란은 캘리포니아주에서 판매될 수 없게 된다.

2일 AP통신에 따르면 이 규정이 실시돼도 송아지 및 계란 생산업자들은 새로운 기준을 충족할 수 있지재 돼지 사육업자들의 경우 큰 곤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돼지 사육업자의 4%만이 캘리포니아주의 규정을 지키고 있으며 최대 돼지고기 공급처인 아이오와주의 경우 캘리포니아주 규정에 적합한 목장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주는 전국 돼지고기 소비량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재 매달 소비하고 있는 2억5500만파운드의 돈육 가운데 4500만파운드만 캘리포니아 주내에서 생산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의 배리 굿윈 교수(경제학)는 “돼지 1000마리를 사육하는 농장의 경우 마리당 15%의 추가 비용이 더 들 것”이라고 추산했다. 양돈업체들이 고용한 컨설팅 업체 하타미야 그룹 조사에 따르면 새로운 법률이 시행되면 베이컨 가격은 60% 상승해 현재 6달러짜리 패키지가 9.60달러까지 오르게 된다.

캘리포니아레스토랑협회의 공공정책 담당자인 맷 서튼은 AP통신에 “우리는 공급차질로 인한 잠재적 영향과 비용 상승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SAMS 아메리칸 이터리’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한인업주 지니 김(Jeannie Kim)씨는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가게에서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베이컨과 에그, 해쉬브라운”이라며 “가격 인상은 우리에게 매우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걱정했다.

미국 돼지의 3분의 1을 사육하고 있는 아이오와주의 양돈업자 드와이트 모글러는 “사육시설 개선을 위해 300만 달러가 들었으며 현재 300마리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250마리의 돼지를 수용하게 된다”면서 “이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돼지 한 마리에 20달러를 더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은 “법률 시행 초기에는 캘리포니아주의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더라도 다른 지역의 소비자들은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결국 캘리포니아의 새로운 규칙은 국가적 표준이 될 수 있는데 이는 업계가 캘리포니아처럼 큰 시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결론내렸다.

지니 김 사장이 대표 메뉴인 베이컨 브랙퍼스트를 소개하고 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