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우월주의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 대표 체포

6일 워싱턴DC서 트럼프 지지 시위…증오범죄 연루 가능성 수사

백인 우월주의 성향의 극우단체이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열혈 지지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의 대표자가 4일 경찰에 붙잡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워싱턴DC 경찰은 이날 오후 이 단체 대표인 엔리케 타리오를 재물손괴 혐의로 영장을 발부받아 체포했다.

워싱턴DC 경찰 대변인인 더스틴 스턴벡은 타리오가 지난해 12월 12일 에즈버리 연합 감리교회에 붙어있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현수막을 떼어내 불태운 일에 연루됐으며, 이 사건이 증오범죄 가능성이 있는지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체포 과정에서 타리오가 총에 총알을 추가로 장전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를 소지한 사실이 적발돼 두 건의 중범죄 혐의도 적용됐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남성으로만 구성된 프라우드 보이스는 지난해 여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 반인종차별 시위, 즉 BLM 시위가 확산했을 때 ‘맞불 시위’를 주도했던 극우 단체다.

백인 우월주의, 맹목적 애국주의를 추구하는 이들은 BLM 시위가 폭력 시위로 변질하도록 조장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이들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논란이 일었다.

대선을 앞두고 지난 9월 29일 열린 조 바이든 후보와의 첫 대선 TV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우월주의 문제가 나오자 “프라우드 보이스. 물러서서 대기하라(stand back and stand by)”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타리오 체포는 프라우드 보이스 등을 포함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6일 워싱턴DC에서 바이든 당선인 승리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획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거주하는 타리오 역시 이날 시위 참가를 위해 상경했으며, 그가 워싱턴DC 시내로 진입한 직후 경찰이 그의 차를 멈춰 세웠다고 WP는 전했다.

타리오는 지난달 WP 인터뷰에서 BLM 현수막을 불태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증오 범죄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엔리케 타리오/WSVN-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