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레 “100년이 지난 구찌는 아직도 사춘기”

구찌 디렉터 인터뷰…”한국과 일하는 것은 매력적”

“100년이 지난 구찌는 아직도 사춘기다. 가야 할 시간이 많이 남았고, 그렇기 때문에 영원히 젊음을 간직해야 한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100주년을 보낸 구찌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DDP에서 오는 27일까지 열리는 ‘구찌 가든 아키타이프 : 절대적 전형’ 전시를 기념해 한국 취재진과 가진 이번 인터뷰는 미켈레가 있는 이탈리아 로마를 화상으로 연결해 진행됐다.

2015년 구찌에 합류해 지난해 100주년을 함께 보낸 미켈레는 “구찌는 더 이상 단순히 하나의 브랜드가 아니다”고 밝혔다.

미켈레는 자신이 지난 6년간 선보여온 캠페인을 재해석한 이번 전시에 대해서는 “그동안 해온 여러 가지 실험적 아이디어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에서 꼭 봐야 할 공간으로는 8번째 방 ‘수집가의 공간’을 꼽았다.

그는 “전시에 대한 해석은 개인마다 다르고 어떤 하나의 방을 지정해서 보라고 하는 것도 힘들다”면서도 “수집가의 공간이 상당히 마음에 들고 흥미롭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천354개의 나비, 182개의 뻐꾸기시계, 200개의 구찌 마몽 핸드백 등이 가득한 수집가의 공간은 구찌의 2018년 가을·겨울 컬렉션을 재해석한 곳이다.

미켈레는 이번 전시의 이름을 ‘아키타이프’로 정한 것에 대해서는 “아키타이프는 아름다움과 같은 말이고 창의성과도 일맥상통한다”며 “이 단어를 통해 시각적, 집합적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
구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레 [구찌 제공]

그는 전시가 열리는 한국에 대한 생각도 빼놓지 않았다.

미켈레는 “한국은 먼 곳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창의적인 활동에 있어서는 가까운 곳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과 일하는 것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삶의 가장 큰 원동력은 ‘꿈’이라고 밝힌 미켈레는 패션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열정을 심으라”고 조언했다.

그는 “젊은 시절 저는 열정을 열심히 심었다. 그것이 어려운 일을 겪었을 때 저의 원동력이 됐다”며 “열정을 심으면 원하는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켈레는 또 “일을 일로써 접근하면 안 된다. 일을 애인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구찌 미디어 콘퍼런스
구찌 미디어 콘퍼런스 [구찌 제공]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냈다.

그는 “아름다움은 폭력과 거리가 멀다”며 “구찌를 포함한 많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놓인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4일 구찌의 모기업인 케링 그룹은 우크라이나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러시아 현지 매장 운영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구찌는 또 ‘차임 포 체인지'(CHIME FOR CHANGE) 캠페인을 통해 유엔난민기구에 50만달러를 기부하는 방법으로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에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