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금리 1년여만에 최대 폭 급락

30년 고정 금리 7.61%…국채발행 축소·금리 동결 영향

미국 내 모기지(주택담보대출)로는 가장 일반적인 유형인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지난주에 1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모기지 수요도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다.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는 8일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지난 3일로 끝난 주에 2주 연속 하락하며 7.61%를 기록, 전주보다 0.25%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2주 연속 하락한 것도 6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주택 구입 차입 비용(모기지 금리)은 지난달에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치솟으면서 20년 만의 최고치인 8% 가까이에 도달한 이후 더욱 낮아졌다. 모기지 금리는 국채금리에 맞춰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지난 수개월간 상승한 국채금리는 미국 재무부가 향후 부채 발행이 이전 예상보다 다소 축소될 것이라고 밝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주택 구입을 위한 모기지 신청 건수는 한 달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서 3% 늘었지만, 여전히 1년 전 같은 주보다는 20% 낮은 수준이라고 CNBC 방송은 전했다.

MBA의 부사장인 조엘 칸은 로이터에 “지난주의 금리 하락은 재무부의 국채 발행 계획 수정, 이달 연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성명에서 나온 비둘기파적 어조, 고용시장 둔화를 시사하는 데이터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기지 금리는 여전히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고, 훨씬 낮은 수준의 금리를 적용받는 많은 기존 주택 소유자들은 이사를 꺼리고 있다. 이는 공급에 압력이 되고, 가격을 계속 상승시키는 요인이 됐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토머스 라이언 부동산 이코노미스트는 “현 모기지 금리가 최고치로 보이고 향후 2년 동안 꾸준히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5년 말 이전에 금리가 6.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지 않으며, 이는 2010년대 평균 4.1%보다 훨씬 높다”라고 전하며 주택 부문의 회복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8일 미국 국채금리도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3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11bp가량 떨어진 4.62%를, 10년물은 6bp가량 떨어진 4.50%를 각각 기록했다. 다만, 2년물은 2bp가량 오른 4.94%였다.

이날 재무부의 10년물 국채 입찰에서 수요세가 강하지는 않았지만, 평균 수준을 보이면서 국채금리가 하락한 것으로 해석됐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국채 경매가 주가 향방에 점점 더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고용 데이터보다 더 주목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씨티그룹 데이터를 인용, S&P 500 지수가 지난해 초 이후 국채 경매일에 상승이든 하락이든 약 1% 움직여 이전 10년 평균을 능가하는 모습이라고 소개했다.

지난주 재무부가 예상보다 적은 채권 발행 증가 규모를 발표하고 S&P 500이 상승하면서 이런 흐름은 더욱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또 지난주 재무부 발표와 관련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만큼 관심을 끌었고, 시장에서는 이를 연준이 아마도 금리 인상을 종료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모기지론 (일러스트)
[제작 박이란] 아이클릭아트 그래픽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