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더듬는 소년이 바이든 지지하는 이유는?

13세 해랭턴 민주당 전당대회 출연…바이든도 말 더듬는 버릇 있어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날인 20일,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한 13세 소년이 카메라 앞에 섰다.

브레이든 해링턴이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겉으로 보기엔 여느 다른 아이들과 같이 평범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준비한 원고를 하나하나 읽어나가는 동안에는 알듯 말듯 긴장감이 느껴졌다. 웃으면서 천천히 말을 잘 이어 나가다가도 중간중간 특정 단어에서 심하게 말을 더듬었기 때문이다.

화상으로 열린 이날 전당대회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영상에 출연한 브레이든은 지난 2월 뉴햄프셔주 선거 캠페인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직접 만났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초청으로 무대 뒤편에서 따로 만나 얘기할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브레이든은 “그는 내게 우리가 같은 클럽 멤버라고 말해줬다. 말을 더듬는 클럽”이라며 “나와 같은 사람이 부통령이 됐다는 사실이 너무 놀라웠다”고 말했다.

브레이든은 또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시 선거 캠페인 때 했던 연설 원고를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원고에는 어느 부분에서 말을 멈추고 쉬어야 할지 표시가 돼 있었다.

브레이든은 “그래서 나도 똑같이 해봤다”며 원고를 들어 화면에 보여주기도 했다.

브레이든은 “조 바이든은 내 인생에서 늘 나를 괴롭히던 것에 대해 보다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며 “우리는 존경할 수 있는 사람, 우리를 걱정해주는 사람, 우리나라와 세계를 더 좋게 만들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지난 2월 열린 CNN 타운홀에서 자신도 말을 더듬는 것 때문에 일평생 고생한 경험을 이례적으로 꽤 길게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는 말 더듬는 것을 고치려고 전문 치료를 받지는 않았지만 거울을 보면서 아일랜드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시를 계속 암송했다고 말했다. 또 어머니 덕분에 말을 더듬는 것으로 결코 자신을 규정할 수 없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타운홀 행사서 “진짜 피곤할 때면 여전히 가끔씩” 말을 더듬는다고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아직도 말을 더듬는 15명과 연락을 하고 지낸다”면서 그들에게 말을 더듬는 것으로 스스로를 규정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CNN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