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희망은 ‘침묵하는 다수’?

WSJ “관건은 백인 노동자층의 투표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조사에서 뒤진 상태이지만 ‘침묵하는 다수’의 힘으로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문제는 침묵하는 다수가 실제로 존재하느냐 여부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 ‘침묵하는 다수’가 대선 접전지역에서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단 WSJ은 침묵하는 다수를 고졸 백인 노동자층으로 규정한 뒤 대선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결정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16년 대선 투표율을 현재 인구분포에 적용할 경우 접전지로 꼽히는 미시간주에서 올해 투표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권자의 62%는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백인 노동자층이다.

투표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권자 중 고졸 백인 노동자층의 비율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62%, 위스콘신주는 6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낙 큰 수치이기 때문에 이들의 투표율이 조금만 높아진다면 접전지역의 승부가 갈릴 수도 있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실제로 2004년 대선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백인 노동자들의 높은 투표율에 힘입어 재선에 성공할 수 있었다.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인구학자 윌리엄 프레이는 백인 노동자층이 2004년처럼 이번 대선에 참여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미시간주와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주에서 모두 승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프레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백인 유권자로부터 득표를 늘릴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투표를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나오는 것은 민주당 입장에서도 불리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애리조나주의 경우 전통적으로 민주당 성향이 강한 히스패닉 유권자가 투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유권자 중 41%를 차지한다. 이는 백인 노동자층(32%)보다 많은 수치다.

펜실베이니아주의 트럼프 지지자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