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애틀랜타 한인사회가 어쩌다 이렇게…

한미동맹 70주년 행사 전무…총영사관-한인회 등 손놓아

한국 대기업 후원도 없어…규모 작은 한인사회보다 못해

미주에서 3번째 규모로 성장했다는 애틀랜타 한인사회가 한인단체의 리더십 부재와 애틀랜타총영사관의 무관심 등으로 변변한 한미동맹 70주년 행사를 열지 못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뉴욕한인회는 광복절을 앞둔 지난 14일 뉴욕총영사관, 한국관광공사, 지역 방송사 등과 함께 메이저리그 야구(MLB) 뉴욕 메츠 홈구장에서 한미동맹 70주년 행사를 가졌다. ‘한국의 밤’ 행사를 겸한 이날 행사에서는 배우 이서진씨의 시구와 동영상 상영, 문화 공연 등이 펼쳐져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서부지역의 시애틀과 샌프란시스코, LA 등 3개 도시는 최근 소프라노 조수미 초청 음악회를 개최했다. 세계적 소프라노가 무료로 지역 한인과 다민족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쳤고 음악회와 함께 한미동맹의 의미를 알리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펼쳐졌다.

텍사스 주의회는 지난 3월 상하원 공동으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결의안을 채택해 한인사회에 전달했다. 휴스턴총영사관(총영사 정영호)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9월 한미우주세미나를 열고 10월에는 휴스턴시와 공동으로 한국 문화주간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하지만 애틀랜타 한인사회에서는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어떤 행사도 열리지 않는다. 애틀랜타한인회(회장 이홍기)는 주 파운데이션(대표 주중광 주지영)에서 받은 기부금 40만달러로 한인회관을 고치는데 전력을 기울이느라 다른 사업은 신경조차 쓰지 못하고 있다. 회관보수 과정에서도 내부 갈등이 빚어져 시끄러운 상황이고, 수익사업인 코리안페스티벌 외에는 한인사회를 위한 사업은 전무한 상태다.

동남부한인회연합회(회장 홍승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올해 초에는 기념 음악회 개최 등이 거론되더니 결국 흐지부지됐다. 소수의 자원봉사 임원들에 의지하는 조직의 취약성이 드러난 결과라는 지적이다.

애틀랜타총영사관(총영사 서상표)의 대응은 더욱 한심하다. 석연찮은 이유로 재임 2년 만에 총영사가 교체되면서 제대로 된 계획은 세우지도 못했고 새로 부임한 총영사도 별다른 비전을 제시하지 않아 기념 행사가 열릴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최대 규모의 한국 대기업 투자가 이뤄진 지역이라는 사실이 무색하게 이들 대기업의 한인사회에 대한 관심도 부끄러운 수준이다. 한인회 한 관계자는 “후원을 요청하러 대기업을 찾아가면 한인사회 행사에 기부하는 것을 무슨 적선 수준으로 생각한다”면서 “미국 비영리단체에는 웃는 얼굴로 선심을 쓰면서 유독 한인단체는 역차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에 대해 한 한인단체장은 “기존의 70대, 80대 원로들의 리더십이 아래 세대로 계승되지 않아 아직도 기존 세대가 한인사회를 좌지우지 하고 있다”면서 “50대, 60대가 제 역할을 해야 하는데 점점 한인사회에 봉사할 사람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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