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도둑 잡는다며…12살 소년에 ‘수갑’

미시간주 경찰 “범인 인상착의와 닮았다”며 대낮 마구잡이 체포

경찰 “기아 차량 도난사건 많아 스트레스”…가족, 경찰 대상 소송

미시간주 경찰이 집앞에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12세 흑인 소년을 대낮에 체포하는 사건이 벌어져 미국 전역이 분노하고 있다.

CNN과 ABC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미시간주 랜싱시 경찰관 6명은 한 주택가에서 12세의 타숀 버나드를 절도 용의자로 체포했다.

이들은 차량 절도 목격자가 제공한 “흰색 셔츠와 네온색 반바지를 입었다”는 인상착의와 일치한다는 이유로 다른 확인없이 소년에게 수갑을 채웠다.

당시 소년은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쓰레기를 버리러 집앞에 나왔다가 갑자기 체포를 당했으며 경찰은 소년을 체포한 뒤에야 실수를 깨닫고 잠시후 수갑을 풀어줬다.

하지만 이 장면은 이웃의 틱톡 이용자의 휴대폰에 촬영돼 소셜미디어에 공유됐고 수백만뷰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소셜미디어 X의 한 이용자는 “단지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어린이…미국”이라는 글을 올렸고, 다른 이용자는 “이 도시는 쓰레기를 버리러 나온 어린이를 체포하기 위해 6명의 경찰관에게 봉급을 주고 있다”고 비꼬았다.

랜싱시 경찰은 “최근 도시에서 급증하고 있는 차량 절도 사건 해결을 위해 노력하다 벌어진 일”이라면서 “오해에서 빚어진 일에 소년과 가족에게 사과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랜싱시에서는 최근 도난방지 장치가 없는 기아 등 한국산 차량에 대한 절도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경찰의 사과에도 소년의 가족은 변호사를 고용해 랜싱시와 경찰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이상연 대표기자

X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