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에 소비자 새 스마트폰 구매 미뤄

2분기 출하량 9% 가까이 감소…연말쯤 수요 회복 전망도

경기 부진에 소비자들이 새 휴대전화 구매를 미루면서 2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애플 아이폰 새 모델이 내달 출시를 앞두고 있어 이를 계기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살아날지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8600만대로 지난해 동기보다 9% 가까이 감소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샤오미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로 인한 중국 내 수요 감소와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판매량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또 수요가 약해지면서 늘어난 재고를 줄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DC의 애널리스트인 나빌라 포팔은 올해 초 공급 차질을 겪었던 스마트폰 시장이 이제는 수요가 부진한 상태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SMIC(중신궈지)는 스마트폰 생산업체들과 부품업체들이 갑자기 주문량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도 자사 매출에서 스마트폰용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수요 부진 속에서도 900달러(약 120만원) 이상의 고가폰 시장은 상반기에 20% 넘게 성장했다고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분석했다.

고가폰 출하량은 전체의 10%에 불과했지만, 업계 이익의 70%에 기여했다.

또한 물가 상승이 가계경제에 부담을 주면서 통신료 미납 가입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정보업체 캐널리스 리서치는 부유층들은 물가상승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이용자 대다수는 통신료도 부담스러운 상황 속에서 새 휴대전화 구매를 미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고가폰 시장 호조에 힘입어 예상치보다 높은 매출과 순이익을 기록한 애플도 앞으로는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매년 9월 새로운 라인업을 선보이는 애플은 올해에는 9월 7일(현지시간) 아이폰 14 공개 행사를 계획하고 내달 중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애플이 지난달 29일∼이달 1일 이례적으로 아이폰 할인행사를 진행했다면서 폭스콘과 퀄컴 등 애플 관련 업체에선 이미 수요 부진 전망을 한 상태라고 소개했다.

WSJ은 그러나 대만을 둘러싼 미중 긴장 고조나 인플레이션 재악화 등과 같은 일만 없다면 올해 연말쯤 스마트폰 수요가 다시 살아나기 시작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고 전했다.

IDC의 포팔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스마트폰 수요 부진은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뒤로 미뤄진 것일 뿐이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