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이력’ 의원, 지역 공화당도 “사퇴하라”

“하원에 먹칠”, “다른 의원도 퇴출 동참해야”, “부끄러움 모르는 사람”

산토스는 “사임 안할 것”…하원 공화 지도부도 산토스 퇴출에 소극적

가짜 학력과 경력을 내세워 연방하원에 입성한 조지 산토스(34·공화) 의원에 대해 같은 당 지역구 지도자들마저 등을 돌렸다.

뉴욕주 나소 카운티의 공화당 지도자들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산토스 의원을 향해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뉴욕주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나소 카운티와 뉴욕시 퀸스 일부가 산토스 의원의 지역구다.

조지프 카이로 주니어 나소 카운티 공화당 지역위원장은 회견에서 “그는 유권자들을 속였다”면서 “그의 거짓말은 사소한 정도가 아니다. 그는 하원에 먹칠을 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DC에서 화상으로 회견에 동참한 앤서니 데스포지토(공화·뉴욕) 하원의원도 산토스 의원이 “유권자뿐 아니라 전체 미국인들의 신뢰를 깨뜨렸다”면서 “난 의회에서 그와 어울리지 않을 것이며 다른 하원의원들에게도 그를 내쫓는 일에 동참해줄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만약 산토스가 사임할 경우 열리는 보궐선거에서 공화당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잭 마틴스 뉴욕주 상원의원은 “부끄러운 줄 모르는 사람을 부끄럽게 만드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이날 회견에는 나소 카운티 지역의 선출직 관리들과 선거 후보 등이 동석했다.

그러나 산토스 의원은 이날 워싱턴DC 의사당에서 기자들로부터 사임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짧게 언급한 뒤 추가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고 CNN방송이 전했다.

나소 카운티 공화당 지도부의 사퇴 촉구는 역시 뉴욕주 출신의 민주당 의원 2명이 하원 윤리위원회에 산토스 의원에 대한 조사를 정식 요구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앞서 9일에는 비영리단체 선거운동법률센터(CLC)가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산토스 의원의 선거자금법 위반 의혹을 조사할 것을 요구하는 청원을 제출했다.

산토스 의원은 뉴욕 동부연방지방검찰청과 나소 카운티 지방검찰청의 조사도 받고 있어 사면초가에 몰린 상태다.

그는 지난해 중간선거 과정에서 바루크대를 졸업하고 골드만삭스와 씨티은행 등 월스트리트의 대형은행에서 일했다고 주장했으나, 최근 뉴욕타임스(NYT) 보도로 학력과 경력이 대부분 거짓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산토스 의원은 15년 전 브라질에서 사기 혐의로 기소됐고, 선거자금을 개인 용도로 지출한 의혹도 받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지도부는 산토스를 의회에서 쫓아내는 데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원 공화당 지도부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CNN에 나소 카운티 지역위원회의 사임 촉구가 하원 지도부의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산토스 의원이 물러나면 보궐선거를 통해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뉴욕주 연방하원 3선거구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곳으로 전임자 역시 민주당 소속이다.

따라서 하원에서 9석차로 다수당이 된 공화당으로서는 단 한 석이라도 놓치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