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군 총사령관 리 장군 동상, 고향 땅에서 철거

131년 전 남부군 수도 리치먼드에 설치된 리 장군 동상 절단해 이동

철거되는 리치먼드의 로버트 리 동상 [AP=연합뉴스]
철거되는 리치먼드의 로버트 리 동상 [AP=연합뉴스]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군을 이끈 장군의 동상이 8일 철거됐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도인 리치먼드의 모뉴먼트가에 131년 간 자리를 지킨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철거 작업이 이날 오전 수백 명의 환호 속에 진행됐다.

버지니아 출신인 리 장군은 남북전쟁 때 남부연합군 총사령관을 지낸 인물로, 이 4.3m 높이의 기마형 동상은 남북전쟁 종전 25년 후인 1890년에 설치됐다. 리치먼드는 남부군의 수도였다.

하지만 동상 존치론자들이 철거 반대 소송을 냈고, 버지니아 주대법원은 최근 노덤 주지사의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렸다.

노덤 주지사는 버지니아가 포용성과 다양성을 갖춘 따뜻한 주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치유 과정의 일부라고 환영했다.

리 장군 동상은 추가 결정이 있을 때까지 주 정부 소유 시설에 보관된다. 철거 인부는 이 동상을 옮기는 트럭이 고속도로의 고가도로 밑을 통과할 수 있도록 전기톱을 이용해 허리 부위를 중심으로 동상을 두 조각으로 절단했다.

12m 높이의 화강암 받침대는 당분간 현 위치에 그대로 있을 예정이다.

이곳에 있던 타임캡슐은 새것으로 교체되는데, 여기에는 흑인 발레리나의 사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등 39개 물건이 들어간다.

철거되는 리치먼드의 리 장군 동상 [EPA=연합뉴스]
철거되는 리치먼드의 리 장군 동상 [EPA=연합뉴스]

지난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번진 후 남부연합 상징물을 없애려는 운동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리치먼드 시장은 몇몇 남부연합 기념물을 없애기 위해 긴급 권한을 발동했고, 시위대는 남북전쟁 때 남부연합의 대통령이던 제퍼슨 데이비스의 기념물을 길바닥에 끌어내리기도 했다.

또 지난 7월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 100년가량 자리를 지키던 리 장군의 동상이 철거됐다. 샬러츠빌은 2017년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로 유혈사태가 발생한 곳이다.

연방의회에선 노예제를 옹호하고 남부연합을 지지한 인물의 동상을 철거하는 법안이 민주당 주도로 추진됐고, 주 의회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지난해 연방의회를 통과한 국방수권법에는 남부연합 장군 이름을 딴 미군 기지와 군사시설의 명칭을 변경하는 조항도 들어가 있다.

남부의 미시시피 주는 미국 전체 주 정부 깃발 중 유일하게 남은 남부연합 문양을 없애기 위한 법안을 지난해 가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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