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한인회, 해체하는 것이 낫겠다”

미국 한인사회 가운데 가장 ‘핫’한 도시라는 텍사스주 댈러스 한인회의 차기 제37대 회장 후보자 등록이 지난 9일 마감됐다. 결과는 후보자 ‘제로’. 지난 35대에 이어 또 ‘무후보’ 사태가 빚어지는 바람에 한인 원로들이 나서 다시 ‘억지춘향’ 한인회장을 세워야 할 처지가 됐다.

비슷한 시간, 2번째로 활발한 도시라는 애틀랜타에서는 차기 제34대 한인회장 선거와 관련해 험악한 소송(위협) 전쟁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자칭 ‘시민의 소리’ 소속 한인 3명이 한인회와 선관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본보 보도 이후 해당 인사들에 대한 조선일보 인터뷰, 선관위 및 한인회가 그들을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하기로 했다는 중앙일보 기사가 이어지며 난타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관위의 편향성, 내부고발 이어져

사실 이번 선거과정에서 선관위가 보여준 행태는 오해와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인회장 출마를 준비했었던 신현식 한인회 소통위원장은 기자에게 “김윤철씨가 후보 등록기간에 찾아왔는데 중립을 지켜야 할 선관위윈인 김기수씨가 동행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방문 이유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힘들다고 했지만 이래저래 오해를 피하기 힘든 행동이다.

무엇보다 한인회 회칙을 무시하고 총회의 찬반투표 없이 김윤철 후보에게 서둘러 당선증을 전달한 것은 선관위의 노골적인 편향성을 보여준 하이라이트여서 속된 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이후 정영환 선관위 부위원장은 몇몇 기자에게 “선관위원 가운데 두 사람이 여러 무리한 결정들을 주도했으며 이들 때문에 양심선언을 할까 고민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가 말한 두 사람은 어영갑 위원장과 김기수씨다. 한인회 이사이기도 한 다른 선관위원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사람들이 있었고, 결국 이들의 뜻대로 흘러갔다. 이를 막지 못한 잘못도 있으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규칙이 헌법보다 우선한다?

법령의 종류에는 상위법부터 헌법과 법률, 명령, 조례, 규칙 등이 있다. 하위법이 상위법의 규정을 위배할 수 없는 것이 법의 기본원칙이다. 또한 조지아 주법은 비영리단체가 최상위 규정인 정관(회칙)에 따라 운영되지 않을 경우 위법단체로 제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9일 시민의 소리 관계자는 기자에게 “지금이라도 회칙만 지키면 문제를 삼지 않겠다”고 전했다. 선관위가 마음을 돌려 애틀랜타한인회 회칙에 규정된 대로 단독후보에 대한 총회의 찬반투표, 공탁금 반환만 약속한다면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관위는 하위 규정인 선거 시행세칙이 회칙에 우선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내세우며 자신들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다. 자신들이 만난 변호사가 이렇게 자문했다고 하는데 만약 사실이라면 해당 변호사의 얼굴을 보고 싶은 사람이 많을 것이다.

김일홍 한인회장은 이런 시행세칙으로 이전에도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는데 이 역시  궤변이다. 그런 논리를 적용하면 존립자체가 불법인 시행세칙에 따라 선출된 역대 한인회장 역시 모두 불법적인 존재들이 된다.

게다가 선관위는 이 시행세칙마저도 위반하며 자신들의 발등을 찍고 말았다. 해당 시행세칙에 따르면 선관위는 회장 취임후 3개월 이후에나 해체할 수 있는데 이들은 당선증을 수여하고 곧바로 해산을 선언했다. 원하는 사람이 당선됐고, 책임은 지기 싫으니 서둘러 해산했다는 비난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형편이다.

‘모르쇠’ 일관하다 갑자기 맞고소

선관위와 한인회, 김윤철씨 등은 그동안 ‘시민의 소리’의 요구에 대해 철저하게 무시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400명 이상의 한인들이 동참한 서명에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다 소송 소식이 전해지자 부랴부랴 13일 대응 회의를 갖고 해당 인사들을 명예훼손으로 맞고소한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회의에 참석한 선관위 관계자도 물론 어영갑, 김기수씨 2명 뿐이다. 그동안 수많은 중재노력에도 “나는 권한이 없다”고 손사래를 치던 김윤철씨도 모습을 드러냈다. 모른 척하고 가만히 시간만 보내면 한인회장에 취임할 줄 알았는데 갑자기 암초를 만나서였을까?

변호사의 자문을 받았다며 “명예훼손은 횟수마다 혐의가 추가되며 배상금도 커지게 된다”고 했다는데 이들과 이들이 말한 변호사가 ‘공인’과 ‘공적 업무’에 대한 미국의 명예훼손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아니면 자신들은 공인이 아니고, 취미삼아 개인자격으로 한인회 선거관리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배상금을 많이 받으려면 핵심 주동자 3명만 고소할 것이 아니라 서명에 동참한 400명을 모두 고소하는 것이 훨씬 수지맞는 방법일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댈러스나 애틀랜타나 모두 ‘한인회 무용론’이 제기되는 형편이다. 일부에서는 문제많은 한인회장은 필요없고, 한인회관 문제를 제대로 처리할 관리위원장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정말 소송 위협이 현실이 된다면 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상연 대표기자

One thought on “[기자의 눈] “한인회, 해체하는 것이 낫겠다”

  1. 한국인 DNA는 찌질이 피가 흐르다못해 굳어서 근육이되고 뼈가 되버렸나보다! 아~~~더럽고 치사한 조지아 한인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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