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빚쟁이’ 애틀랜타한인회, 소송까지 당할 판

한국학교, 건축추진하며 한인회에 빌려준 10만불 회수 나서

현재 예산 부족분 2만불, 코리안페스티벌  비용 2만불 ‘외상’

시민단체, 차기 선거관리 문제로 한인회-선관위 등 제소 준비

 

지난 7일 오후 6시 열린 애틀랜타한국학교 건축위원회(위원장 박영규)의 첫 회의. 여러가지 안건이 의논됐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문제인 건축자금 마련에 초점이 모아졌다.

한국학교 이사회는 이날 그동안 모아놓은 기금이 40만달러 가량되고 애틀랜타한인회에 빌려준 10만달러를 포함하면 50만달러가 있어 건축예상자금 80만달러 가운데 30만달러를 추가로 모금해야 한다고 밝혔다.

◊파산하지 않은 것이 신기한 지경

하지만 한국학교 관계자 사이에서도 한인회로부터 쉽게 돈을 돌려받을 수 있으리라고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아 보였다. 실제 한인회는 올해도 한국학교 빚을 갚겠다며 3만달러를 예산에 책정해놓았지만 한 푼도 갚지 못했다.

한인회의 빚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열린 2019 코리안페스티벌을 KTN에 위탁하면서 7만달러를 지급하기로 계약했지만 실제로 건네진 돈은 5만달러로 2만달러를 갚아야 한다. 또한 그동안 밀린 임금과 운영비 등을 더하면 연말까지 2만달러 이상이 부족한 현실이다.

여기에 지난해 싱크홀을 수리하기 위해 산하 패밀리센터 기금도 전용했기 때문에 이 돈도 돌려줘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한마디로 페이오프(Payoff)된 한인회관 외에는 15만달러 이상의 부채밖에 없는 애틀랜타한인회는 파산하지 않는 것이 신기한 ‘하우스 푸어(house poor)’이다. 애틀랜타한인회관 수리에만 또한 수만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보여 ‘첩첩산중’이라는 말도 부족한 형편이다.

문제는 차기 한인회 운영진도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이다. 차기 한인회장 당선자의 경우 이미 선거본부장을 맡았던 2명의 인사가 모두 결별을 선언했고, 자신과 상대방 후보의 공탁금으로 받아놓은 6만달러 외에 어떤 방식으로 추가자금을 유입시켜 한인회의 재정문제를 해결할지 방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선거관리 문제로 법적 분쟁 예고

특히 지난 선거 관리과정에서 빚어진 난맥상과 관련, 애틀랜타 일부 한인인사들이 결성한 시민단체인 ‘시민의 소리’는 내주중으로 애틀랜타한인회와 선거관리위원회, 이사회 등 단체와 한인회장, 이사장, 선거관리위원 전원 등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단체 관계자는 “월요일인 11일이 휴일이어서 12일경 소송 서류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면서 “그동안 대화와 중재를 통해 한인회와 선관위의 자세 전환을 요구해왔지만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아 법적 대응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들이 제기하는 소송은 ‘제34대 애틀랜타한인회장 선거 무효화’와 ‘차기 한인회장 직무정지 가처분(injunction)’신청으로 알려져 있다. 단체측은 “소송 서류가 접수되면 정식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소송의 배경과 향후 대응방안을 설명하겠다”고 전했다.

◊먼저 화합하고 진심으로 도움 요청해야

이같은 위기상황과 관련, 한 전직 한인회장은 “차기 회장 당선자가 나서서 우선 문제가 된 선거관리 과정에 대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면서 “공탁금을 원 주인에게 돌려주고 서로 협조해 회관 관리운영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한인 원로는 “시작도 하기 전에 분쟁부터 생기면 누가 나서서 도와줄 수 있겠느냐”면서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진심으로 한인사회에 도움을 요청한다면 애틀랜타 한인들의 저력으로 볼 때 충분히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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