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 벤츠, 자체 전기차 충전소 짓는다

북미에 2027년까지 충전기 2500대 계획…테슬라 ‘성공 공식’ 복제

독일 자동차그룹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분야에서 테슬라를 추격하기 위해 미국 등지에 자체 전기차 충전소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5일 보도했다.

벤츠 측은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 중인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 행사장에서 북미와 유럽, 중국에 2030년까지 약 1만개의 고성능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벤츠는 우선 미국과 캐나다에 2027년까지 400개 충전소에 약 2500대의 충전기를 배치할 방침이며, 이 시설은 벤츠 브랜드로 운영된다.

또 벤츠 차주가 차량에 충전기만 꽂으면 충전·결제 등 나머지는 신경 쓸 필요 없도록 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게 하고, 충전소를 외진 곳이 아닌 식당 부근 등에 만들고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겠다고 벤츠 측은 밝혔다.

이는 고급 내연기관 자동차를 생산해온 벤츠가 테슬라의 성공 공식을 따라 전기차 시장 비중을 늘리려 하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온다.

테슬라는 전용 급속 충전소인 ‘슈퍼차저 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며, 미국 내 자사 충전시설을 아직 다른 브랜드 차량에 개방하지 않고 있다.

충전소가 많으면 주행 중 전기차가 꺼지거나 제때 충전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을 안심시킬 수 있는 만큼 이는 테슬라 구매의 주요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반면 테슬라를 제외한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은 충전시설 설치에 지나치게 관여하기를 꺼려왔다.

이번 결정에 대해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은 “더 많은 고객이 벤츠의 전기차에 올라탈 수 있도록 설득할 수 있는 기본 요소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벤츠는 파트너사와 함께 북미 지역 충전시설 설치에 10억5천만달러(약 1조3천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도 신청할 방침이다.

벤츠는 이 밖에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미 앨라배마주에서 배터리 공장 가동에 들어갔으며,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EQS SUV’ 생산을 시작했다.

2022∼2030년 전기차 부문에 421억달러(약 53조4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방침이며, 2030년 이후에는 내연기관 모델을 개발하지 않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