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최대 카톡방 법적문제 번지나?

“한인회가 개설했는데 개인이 운영…한인회 비난까지”

이사회서 공식안건 상정…이홍기 회장 “법적대응 고려”

운영자 “회장과 운영 상의했지만 개인 자격으로 개설”

애틀랜타 한인 1500명이 가입해있는 ‘애틀랜타 코리안 커뮤니티’ 단톡방(단체 카톡방)의 개설 주체 여부를 놓고 애틀랜타한인회(회장 이홍기)와 현 운영자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틀랜타한인회 이사회는 지난 3일 이사회에서 ‘한인회 카톡방 문제’를 공식 안건으로 상정하고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시간관계상 구체적인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이홍기 회장은 이사회 후 기자에게 “해당 단톡방은 분명히 한인회가 주체가 돼 개설했는데 당시 한인회 임원이었던 대니얼 성씨가 자신의 휴대폰으로 관리가 된다는 점을 이용해 개인 운영 단톡방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그래도 한인사회에 정보를 알리는 순기능을 한다고 생각해 두고 보고 있었는데 최근 한인회에 대한 공격과 회장에 대한 비방을 하는 것을 보고 바로 잡아야 되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특히 운영자와 의견을 달리하는 한인들을 강제로 퇴출시키는 모습을 보며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이 회장이 법적 대응에 나선다면 미주 한인사회에서 처음 벌어지는 카톡방 관련 분쟁으로 기록된다.

이 회장은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자신의 휴대폰으로 보낸 단톡방 가입 독려 메시지와 대니얼 성씨가 보낸 이메일 등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이 단톡방을 홍보하며 “한인회가 한인정보 교류방을 만들기로 했으니 참여를 당부한다”면서 “주변 지인들에게도 이 링크를 보내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니얼 성씨는 기자에게 보낸 해명 자료를 통해 “단톡방 홍보가 쉽지 않아서 이홍기 회장 핸드폰으로 홍보 문자를 몇번 보낸 적은 있지만 그것도 총 가입인원이 150명 정도 됐을 때 중단했다”면서 “이후 단톡방 홍보에 한인회나 내 임원 직함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성씨는 “지난해 4월 일부 언론이 한인회 운영에 비판적인 기사를 쓰자 이홍기 회장이 대응을 위해 인터넷 신문사를 만들 수 있냐고 상의해왔다”면서 “하지만 능력 밖의 일이라 대신 개인 자격으로 단톡방을 만들테니 그것을 활용해 한인회를 홍보하고 부정적인 기사에 대응하자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당시 성씨와 단톡방을 먼저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인터넷 신문사를 만들어 더 공정한 뉴스를 제공하고, 나아가 조지아텍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자고 의논했다”면서 “당시 단톡방을 운영할만한 사람이 없어 성씨에게 맡겼는데 결국 한인회 임원들은 모두 몰아내고 개인 단톡방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대니얼 성씨가 이홍기 회장에게 보낸 이메일

이 회장이 성씨와 단톡방을 기반으로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자고 했다는 주장은 지난해 9월 25일 성씨가 이 회장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에 대해 성씨는 “당시에도 여러번 이홍기 회장에게 내가 만드는 단톡방이 한인회 단톡방으로 비춰지는 걸 원치 않으니 다른 임원들은 일절 관리자로 들어 오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고 반박했다.

성씨는 지난해 9월 25일 이메일을 통해 “단톡방을 좀 빨리 키워보려고 짧은 기간이지만 임원들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면, 회장님이 주변과 임원들에게 이 단톡방이 한인회방이라는 말만 하지 않았다면 ‘한인회방’이라는 오해는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적었다.

성씨는 이 회장이 1년 여만에 다시 단톡방의 개설 주체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 “내가 (단톡방을 통해) 본인의 편법적인 한인회장 출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니까 허위사실를 가지고 매도하는 것”이라며 “이 단톡방이 왜 애틀랜타한인회 단톡방이였는지 이홍기 회장이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단톡방이 개설된 후 공지사항에 ‘우리 단톡방은 애틀랜타 한인회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내용을 공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그 때 사무장의 휴대폰으로 단톡방을 만들려고 했지만 방법을 몰라 성씨에게 맡긴 것이 실수였다”면서 “한인사회의 공익을 위해 만든 단톡방이 개인의 비즈니스 홍보와 한인사회 편가르기에 이용되고 있어 지금이라도 잘못된 점을 바로 잡으려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대니얼 성씨가 보낸 해명.
지난해 9월 이홍기 회장이 해당 단톡방을 홍보하기 위해 보낸 메시지
이홍기 회장이 증거자료로 제시한 이메일.
단톡방에 게재된 한인회에 대한 문제제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