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계 의원, ‘반유대주의 영상’에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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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 의회의 유일한 팔레스타인계인 라시다 틀라입 하원의원이 반 유대주의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문구가 담긴 영상을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다가 징계 위기에 놓였다.

7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하원은 민주당 소속인 틀라입 의원(미시간주)에 대한 징계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234표, 반대 188표가 나와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는 틀라입 의원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두 달째 전쟁 중인 이스라엘과 관련해 지난 3일 본인의 SNS 계정에 올린 영상에서 팔레스타인 민족주의를 대표하는 문구인 ‘강에서 바다까지’라는 표현을 쓴 게 발단이 됐다.

1960년대부터 팔레스타인 독립을 주장하는 여러 단체가 사용해 온 이 문구는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하마스를 비롯한 극단 세력과 반유대주의 성향 인사들에게 ‘강에서 바다까지’는 이스라엘의 소멸을 뜻한다. 이스라엘이 있는 요르단과 지중해 사이 전역에서 이스라엘인을 몰아내자는 의미라는 것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온건한 성향의 인사들은 이 슬로건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종교와 인종 등으로 차별받지 않고 동등한 자유와 권리를 지니게 되는 것을 뜻한다고 주장한다.

제재안을 발의한 하원 내 공화당 진영에선 이 구호를 전자의 의미로 해석, 틀라입 의원이 “이스라엘과 그 국민을 파괴하고 이를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뻗어 있는 팔레스타인으로 대체하기 위한 대량 학살을 부르는 폭력”을 지지하는 표현을 썼다고 비판했다.

또, 하마스가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해 1400여명을 살해하고 민간인과 외국인 등 220여명을 납치해 인질로 삼은 직후 틀라입 의원이 내놓은 성명에도 문제가 있다고 공화당은 말했다.

당시 틀라입 의원은 팔레스타인인의 저항을 부르는 ‘숨 막히고 비인간적 환경을 조성하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체제의 종식’을 촉구했는데, 이스라엘에 책임을 돌려 사실상 하마스의 폭력을 옹호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틀라입 의원은 공화당 측이 정치적 의도로 본인의 발언을 왜곡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표결 종료 후 이어진 토론에서 “나는 침묵하지 않을 것이며 내 말을 왜곡하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를 비판하는 게 반유대주의라는 생각은 위험한 선례를 남긴다”면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어린이의 울음소리는 내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주당에서도 브래드 슈나이더(일리노이주) 의원 등 22명이 가결표를 던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관련한 틀라입 의원의 언동에 비판적 입장을 보였다고 NYT는 전했다.

연방 의회 (CG) [연합뉴스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