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성향 슈퍼팩, TV광고 손 떼고 온라인 선거운동 ‘올인’

프라이어리티스 USA “인플루언서 제휴·표적 광고 등에 7500만불 투입”

미국의 정치광고 시장에서 최대 고객 중 하나로 불리는 진보 성향의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이 TV 광고 중단을 선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민주당 성향의 대형 슈퍼팩 중에서도 규모 면에서 손에 꼽히는 ‘프라이어리티스 USA’가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프라이어리티스 USA는 내년 대선에서 TV 광고에서 손을 떼는 대신 온라인에 7500만 달러(약 98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SNS 인플루언서를 통해 정치적인 메시지를 전파하는 것이 TV 광고보다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이 단체는 인터넷 사용자 중에서 부동층 등 면밀하게 대상을 선정한 뒤 광고를 노출하는 데에도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TV 광고 중단 결정에 대해 대니엘 버터필드 프라이어리티스 USA 대표는 “2년마다 주요 선거를 치르는 전통적인 선거운동 기구가 따라잡기에는 인터넷 환경이 너무나도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광고에만 예산을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정치적인 메시지를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지지자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할 것이라는 게 버터필드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 2011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재선을 목적으로 설립된 프라이어리티스 USA는 이후에도 민주당 대선 후보들을 지원했다.

2016년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원했고, 2020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후원자 역할을 했다.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도 참여했던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이 단체에 1920만 달러(약 252억 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TV 광고를 중단하는 프라이어리티스 USA의 결정은 다른 슈퍼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보수성향의 비영리단체인 선거운동개혁센터(CCI) 설립자 에릭 윌슨은 “아직 TV 광고가 대다수 유권자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중요한 방식이지만 효과가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프라이어리티스 USA의 결정에 대해 “미래의 선거 운동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벌어지게 되리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