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얼마나 무섭길래…확인 사흘만에 ‘우려변이’

남아공 확진자 며칠 사이 수백명서 수천명으로 급증

세계보건기구(WHO)가 아프리카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B.1.1.529)를 ‘오미크론’이라 명명하고 ‘우려변이'(VOC)로 지정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 보건부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NICD)는 지난 23일 이 변이를 확인했다. 그 직후인 24일 WHO에 보고됐고, WHO는 26일 긴급히 회의를 열어 이같이 지정했다.

오미크론이라는 이름은 그리스 알파벳 15번째 글자를 따 만들었다. 한때 우려가 높았던 람다 변이나 뮤 변이도 우려변이에 비해 급이 낮은 관심변이(VOI)에 머물고 있는데 이 변이는 거의 등장하자마자 우려변이로 지정됐다. 현재 우려변이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그리고 오미크론까지 5개다.

관심변이는 수용체 결합의 변화와 관련된 특정 유전자 표지나 항체 중화반응 약화, 치료 효과 감소 등이 있을 때 지정하는데, 이보다 더 강력한 전파력과 더 심각한 질병, 항체중화반응의 현저한 감소, 진단 검출 실패의 증거가 있는 경우 우려변이로 분류된다.

오미크론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집중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일주일전만 해도 수백명에 불과했던 남아공의 확진자는 현재 3000명에 가깝다. 최근 일주일간 확진자는 892명에서 691명, 314명, 868명을 들쭉날쭉 하다가 24일 1275명, 25일 2465명, 26일에는 2828명으로 폭증했다.

남아공 방역 당국은 “처음에는 집단감염이 일어난 것처럼 보였지만 과학자들이 새로운 변이가 나타났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이 변이가 처음 나타난 것은 지난달 보츠와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6일 기준 오미크론 변이는 남아공, 보츠와나, 홍콩, 벨기에, 이스라엘까지 퍼진 것으로 확인됐다.

오미크론 변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 관련한 돌연변이를 델타변이 보다 2배 더 보유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를 지낸 에릭 딩(Eric Feigl-Ding)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 펠로우는 트윗들을 통해 “새 변이는 500% 이상 감염력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 가장 충격적인 수치”라고 밝혔다.

각국 과학자들은 남아공의 빠른 대처를 치하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남아공 방역 당국이 자국내 환자가 급속히 증가하기 시작하자 확진자들의 검체 염기서열 분석에 주력해 이 변이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각국은 남아공 등 오미크론 발생 국가들을 향해 신속히 빗장을 걸고 있다. 현재까지 △영국 △이스라엘 △일본 △미국 △캐나다 △홍콩 △유럽연합(EU) △러시아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터키 등이 아프리카 여행객을 대상으로 국경 강화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