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시장, 여장 사실 드러나자 자살

침례교 목사도 겸임…언론 ‘아웃팅’에 극단적 선택

앨라배마주 소도시 시장이자 침례교 목사인 40대 남성이 여장을 하고 인스타그램을 활동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7일 NBC 뉴스 등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리 카운티의 소도시 스미스 스테이션 시장이자 침례교 목사인 버바 코플랜드(49)가 지난 3일 숨진 채 발견됐다. 한 보수 매체가 코플랜드의 비밀스러운 사생활을 보도한지 이틀 만이다.

보수 성향의 지역 매체인 ‘1819뉴스’는 지난 1일 코플랜드 시장이 ‘브리티니 블레어 서머린’이란 이름으로 비밀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했다고 폭로하고 그가 여성 속옷 등으로 여장을 한 사진을 다수 게재했다

매체는 또한 코플랜드가 선정적인 소설을 직접 써서 웹사이트에 올린 사실도 폭로하며 “코플랜드는 미국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남침례교 목회자로 활동해왔다”고 했다.

코플랜드는 공화당 소속으로 인근 피닉스시티에 위치한 피닉스시티 제일침례교회 목사이면서 세일럼시의 식품점인 ‘컨트리 마켓’을 운영했다. 그는 지난 2019년 토네이도가 리 카운티에 큰 피해를 줬을 당시 피해 복구에 전념을 다해 이스트 앨라배마 상공회의소로부터 ‘올해의 인물상’을 받기도 했다.

이에 코플랜드는 “단지 스트레스 해소 차원의 취미일 뿐”이라며 “집에서만 하는 일이며 아내도 알고 있으니 사진을 삭제해달라”고 매체에 요청했지만 1819뉴스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코플랜드는 보도 후 교인들에게 “인터넷 공격의 대상이 됐지만 부끄러워 할 것이 없다”라고 말했지만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코플랜드의 사망 소식에 소속 정당인 공화당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지만 민주당은 성명을 통해 공식적인 애도 의사를 밝혔다. 더그 존스 전 앨라배마 상원의원(민주)은 “코플랜드가 받은 대접은 슬프고 역겨운 일”이라면서 “우리는 독선적인 이들이 가장 큰 돌을 던지는 비열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1819 뉴스가 보도한 코플랜드의 사진. 오른쪽이 여장을 하고 비밀계정에 올린 것이다./1819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