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첫 순수전기차 ‘C40 리차지’

눈오는 스웨덴서 현지 시승…전기차 중 가장 강력한 회생제동

눈쌓인 산길에서도 무난한 주행감…곳곳 자연 친화적 디자인

볼보는 2017년 주요 자동차 브랜드 중 최초로 내연기관 퇴출을 선언하고 전면 전동화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볼보는 2030년까지 모든 생산 차종을 전기차로 100% 전환할 계획이다.

볼보가 처음 출시한 전기차 C40 리차지를 볼보의 고향이기도 한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지난 10일(현지시간) 시승했다.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딥트 인 블루'(DIPPED IN BLUE) 행사의 일환이었다.

C40 리차지
C40 리차지 [촬영 김보경]

눈 내리는 예테보리의 주차장에서 처음 마주한 C40 리차지는 은은한 파란색을 띠고 있었다.

스웨덴 피오르 해안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관계자들의 설명이 돌아왔다.

볼보의 자연 친화적 디자인은 차량 내부 대시보드와 도어 패널에 새겨진 토포그라피 문양에서도 나타났다. 이 문양은 스웨덴 북부 산악지역인 아비스코의 등고선을 형상화했다.

토포그라피

시승 코스는 예테보리에서 서쪽으로 80㎞ 떨어진 보로스까지 왕복하는 경로로 구성됐다. 시내와 고속도로, 산과 호수길로 넘나드는 쉽지 않은 코스였다.

해외인데다 눈도 많이 내려 운전대를 잡으니 긴장이 됐다. 내비게이션도 익숙하지 않은 구글맵이라 부담이 커졌다. 한국에서 출시된 C40 리차지에는 T맵이 장착된다.

볼보가 눈이 많이 내리는 기후와 험한 지형에 맞춰 탄생한 브랜드인 만큼 현지에서 그 강점을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시동을 켰다.

액셀을 밟으니 차가 천천히 나아갔고, 이어 시내 도로에 들어서자 미끄러운 길에서도 무난한 주행감을 선보였다.

다만 감속을 위해 액셀에서 발을 떼자 속도가 확 줄며 차가 멈춰버렸다. 감속 시 남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회생제동 기능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여러 차례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시승했지만, 그중에서도 C40 리차지의 회생제동 기능이 가장 강력하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이 기능이 익숙하지 않아 속도를 줄일 때마다 ‘쿨렁’대는 느낌이 들었고, 옆의 동승자에게 부끄러운 마음마저 들었다. 회생제동 기능은 강도조절 기능이 없고, 켜거나 끌 수만 있어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15분가량 차를 운전해보니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 액셀만으로 감속과 가속할 수 있는 원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운전대를 잡은 2시간 동안 브레이크를 밟은 횟수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였다.

동승자 시승시 찍은 스웨덴 산길
동승자 시승시 찍은 스웨덴 산길 [촬영 김보경]

시속 100㎞ 이상으로 고속도로를 달리다 호수를 감싼 구불구불한 산길로 들어서자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혹시라도 미끄러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앞바퀴와 뒷바퀴에 장착된 듀얼 전기모터의 묵직함 때문인지 차는 쉽사리 비틀거리지 않았다.

또 별도의 변속이 필요 없는 시프트-바이-와이어(Shift-By-Wire) 기어로 차도 쉽게 제어됐다.

산길에서 어느 정도 운전이 익숙해지자 앞 시승차에서 ‘토르의 망치’를 본떴다는 후면 리어램프가 눈에 들어왔다. 빨간불의 램프가 흰 눈이 소복이 쌓인 나무들 사이에서는 유난히 돋보였다.

약 82㎞ 달려 중간 기착지에 도착해서 주행거리를 살펴봤다.

출발 당시 주행가능거리는 386㎞였는데 60㎞ 정도 줄어있었다. 강력한 회생제동 덕에 운전에는 적응이 필요했지만, 배터리 소모는 덜했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