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부활절 행사 3년만에 재개

2년 연속 취소됐던 달걀굴리기 행사…스프링 가든 투어도 재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잠시 중단됐던 미국 백악관의 유서 깊은 행사 ‘부활절 달걀 굴리기'(White House Easter Egg Roll)가 3년 만에 재개된다.

24일 CNN방송 등에 따르면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 행사가 다음 달 18일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행사 참석 조건으로 백신 접종이나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지도 않기로 했다. 다만 방문객이 마스크를 요청할 때는 별도로 제공하겠다고 백악관은 덧붙였다.

달걀 굴리기 행사의 유래를 두고는 여러 설이 나오지만 19세기 초반 미국 의회의사당에서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대중적이다.

미국 4대 대통령 제임슨 매디슨의 부인 돌리 매디슨이 1814년 어린이 수백 명을 의회의사당으로 초청해 행사를 진행한 것이 처음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린이들이 의사당 내에서 소란을 피우고 정원을 망가뜨린다는 의원들의 불만이 나오면서 미국 19대 대통령인 러더퍼드 헤이스 재임기인 1878년부터는 행사 장소가 백악관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공식적으로는 1860년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파티를 열던 도중 최초로 아이들이 백악관 잔디밭에서 계란을 굴리도록 허락했다는 기록이 있다.

행사는 양차 세계대전 등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년 열렸으나, 지난 2년 동안에는 코로나19의 세계적 유행의 여파로 진행되지 못했다.

백악관은 이 밖의 여러 행사도 연기·취소하거나 규모를 축소했지만, 올해 들어 행사를 속속 재개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날 백악관은 다음 달 9∼10일부터 백악관 내 스프링 가든 투어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앞서 이달 15일에는 일반인 투어도 내달 중순부터 재개한다고 알린 바 있다.

미국에서는 올해 초 하루 80만명까지 치솟았던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수가 감소 추세로 돌아서 이달 들어서는 하루 5만명선 아래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전염력이 상대적으로 강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오미크론 세부 계통 BA.2) 감염 비율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현지 보건당국이 추가유행 가능성을 경고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