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트럼프 선봉’ 체니, 공화당 예비경선 완패

4선 도전도 좌절…트럼프가 지지한 헤이그먼 압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의원이 중간선거 당내 경선에서 친트럼프 성향 후보에 완패했다.

17일 AP통신,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와이오밍주 공화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 개표가 99% 완료된 가운데 체니 의원은 득표율은 28.9%로 2위에 그쳤다.

1위로 당선이 확정된 해리엇 헤이그먼 후보 득표율(66.3%)과 무려 37%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는 결과다.

반면 체니 의원은 예비선거 탈락으로 하원의원 4선 도전도 좌절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딕 체니의 딸인 그는 2016년 선거 승리 이후 손쉽게 3선을 달성했고, 공화당 서열 3위인 의원총회 의장직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랬던 그의 당내 입지가 추락한 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체니 의원은 지난해 1·6 의사당 폭동사건 선동책임을 물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할 당시 다른 공화당 의원 9명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민주당이 주도한 폭동 진상조사특위에도 참여한 2명의 공화당 의원 중 한 명으로, 이 특위의 부위원장도 맡기도 했다.

체니 의원도 전날 저녁 일찌감치 한 경선 패배 인정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면 이전처럼 자신이 손쉽게 당선됐을 것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나는 1월 6일 이후 트럼프가 대통령 집무실 근처에 두 번 다시 오지 못하도록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했고, 이는 정말 진심”이라며 향후에도 트럼프의 재선을 저지하기 위한 정치 행보를 예고했다.

아울러 이번 예비선거 패배가 자신의 정치인생에 있어서는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체니 의원은 특히 대선 출마 직전 의회 선거에서 패배했던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을 자신의 상황에 비유하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