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후보들 “인기없는 바이든 오지 마”

인플레법 고무된 바이든, 전국 돌며 입법·정책성과 부각 추진

바이든 낮은 지지율·정부 비판 여론 등에 경합지 후보는 난색

조 바이든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비롯한 정책 성과 홍보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지만 정작 경합지의 민주당 후보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간선거 자체가 정부심판론 성격인데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지율이 저조한 상태로 정체돼 있고 40년여 만에 최악인 인플레이션 등의 문제로 유권자들에게도 인기가 없다고 판단하자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1일 핵심 지역에서 경쟁하고 있는 주지사 및 상·하원 후보 60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극히 일부만 바이든 대통령의 선거운동 참여를 희망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자레드 골든 민주당 하원 의원(메인주)은 최근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하는 광고도 내보냈다. 이 광고에서 그는 인플레이션 감축법과 관련, “나는 수조 달러가 드는 바이든 대통령의 어젠다에 반대표를 던진 유일한 민주당 의원”이라면서 “나는 그것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것을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 마시 캅투르 하원 의원(오하이오주)도 “중국에 의해 오하이오의 태양광 제조업체들이 위축되도록 방치했다”며 선거 광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비판했다.

경합지 민주당 후보의 이런 태도는 중간선거 성격과 관련돼 있다. 상원 3분의 1과 하원 전원을 새로 선출하는 중간선거에서 첫 번째 임기에 있는 현직 대통령이 하원 선거에서 이긴 것은 1934년 이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 때가 유일하다.

9·11 테러에 대한 강력한 대응으로 현직 대통령 지지가 예외적으로 높았던 때를 제외하고는 현직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모든 중간선거에서 고전했다는 의미다.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저조한 상태로 정체돼 있다.

NBC 뉴스가 지난 12∼16일(현지시간) 미국의 등록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해 21일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 5월 조사와 같은 42%였다.

이 때문에 일부 후보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보다 지지율이 높다.

제임스 터버 아메리칸대 교수는 WP에 “바이든 대통령은 여러 좋지 않은 상태에 있다”면서 “지지율이 낮고, 인플레이션 문제가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적법한 대통령이 아니라면서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한 바이든 대통령은 정책 성과 강조를 통한 중간선거 지원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상 최대규모의 기후변화 대응 지원예산이 편성됐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숙원인 약값 인하도 가능하게 됐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또 반도체 지원법 등 다른 입법 성과도 부각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23개 주에서 30여 개 행사를 개최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보도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 6일 인플레이션 감축법 통과를 기념하는 행사도 열 예정이다.

이에 앞서 25일에는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국위 행사에 참석한다.

이어 30일에는 펜실베이니아주를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