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73% 비만·과체중…주범은 과식 부추기는 식품업계

연구 의뢰·로비로 정부지침에도 영향…24시간 판매도

식당 ‘1회 제공량’ 늘려 원인 제공…학계·언론도 책임

햄버거
햄버거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비만과 과체중이 미국인의 73%를 차지하기까지는 과식을 부추긴 식품 업계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 푸드 칼럼니스트 타마르 하스펠은 29일 미국 사회의 비만은 개인보다는 시스템의 문제라며 책임을 수치화한 해석을 제시했다.

비만에 가장 압도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주범으로는 식품 업계가 지목됐다. 수치로 보면 책임의 61%가 이들에게 있다고 본 것이다.

기업들 입장에서 주주 이익이 공중보건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우선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단순 상품을 내놓는 것을 넘어 연구를 의뢰하거나 로비를 벌이는 방식으로 정부 지침과 식품 정보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밖에 식품 업계의 소매환경 또한 24시간 식품을 전시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스펠은 “상점에서 무엇을 팔든 간에 계산대에는 항상 스니커즈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스펠은 미국의 식당들도 ‘1인분’의 양을 자유롭게 조정하며 비만 사회에 영향을 미쳐왔다고 전했다.

머핀은 소프트볼 크기로, 버거는 1950년대의 3배로 키우는 등 기본량을 늘려 사람들을 과식의 지름길로 인도했다는 취지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회 제공량이 50% 늘어나면 사람들은 10~40% 더 먹게 되고, 100% 늘면 30~55% 더 섭취하게 된다.

따라서 식당 또한 미국 사회 비만에 대해 5% 정도의 책임을 나눠 가져야 한다는 것이 하스펠의 주장이다.

하스펠은 다이어트 업계의 경우 체중감량에 있어 얼마나 먹는지보다 무엇을 먹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심는 데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이로 인해 단순 식단 조절로 다이어트에 도전했다가 실패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점에서 9%의 책임을 지울 수 있다고 봤다.

아울러 식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부채질해온 영양학자들, 혼란을 가져온 언론에도 각각 4%, 7%의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소비자 스스로에게도 10%의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고, 기타 요인도 4%라고 진단했다.

하스펠은 그간 세금과 규제, 교육 등을 통해 식품 환경을 교정하려는 시도는 효과를 얻지 못했다며 새로운 체중감량용 의약품에 대한 기대도 나타냈다.

그는 “사방에 푸딩이 널린 환경을 바꾸고 싶다면 공급 말고 (식욕을 억제하는 등의 방식으로) 수요와 씨름해야 한다”고 대안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