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망신’…비트코인 75% 손해보고 매도

테슬라 2분기 순익 2배 증가…가격올려 생산차질 상쇄

가상화폐 폭락에 손절…현금 유동성 9억3천만불 늘려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가 2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을 거뒀다.

테슬라가 20일 발표한 분기보고서를 보면 순이익은 전기차 가격 인상 등에 힘입어 22억6000만 달러를 기록해 작년 2분기(11억4000만 달러)의 배로 증가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2.27달러로, 월가 예상치(1.81달러)를 웃돌았다.

로이터통신은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 문을 닫으면서 생산에 차질을 빚었으나 전기차 가격 인상으로 이익을 메꿨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주주에 보낸 서한에서 앞으로 공급망 문제 등의 변수가 있지만 올해 전기차 판매 연간 증가율이 50%를 넘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이후 애널리스트들과 가진 콘퍼런스콜에서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투자정보 사이트 인베스팅닷컴의 제시 코언 수석 애널리스트는 “테슬라가 2분기에 견실한 실적을 보였다”며 “다른 자동차 회사와 비교해 글로벌 공급망과 물류 문제 대응에서 성과가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테슬라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한때 5% 가까이 올랐다.

이와 함께 테슬라는 2분기에 보유 비트코인의 75%를 처분했다고 공개했다.

테슬라는 회사 대차대조표에서 디지털 자산 비중을 2억1800만 달러로 줄이고, 현금을 9억3600만 달러 늘렸다고 설명했다.

테슬라는 작년 2월 15억 달러(1조9700억 원)어치 비트코인을 구매했고 머스크는 테슬라가 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팔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분기에 가상화폐 가격이 폭락하며 변동성이 커지자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을 줄이고 달러 보유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테슬라가 ‘가상화폐 겨울’ 기간 (코인을 팔아치우는) 매파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불확실성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몰랐기 때문에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팔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비트코인 보유량을 다시 늘릴 수 있고 테슬라의 2분기 처분을 비트코인에 대한 어떤 평가로 받아들이지 말아 달라”며 “테슬라가 보유한 도지코인은 하나도 처분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증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로라 호이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정확한 비트코인 투자 손실 규모는 알 수 없지만, 보유분의 75%를 현금화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대부분 손해를 보고 처분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테슬라의 매도 소식에 0.5% 하락했다가 바로 반등했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동부 시간 기준 이날 오후 8시 30분 현재 2만3283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