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퍼듀, 조지아 주지사 출마 선언

전 연방상원의원, 트럼프 권유로 ‘켐프 저격’ 나서

공화당 심각한 분열 예고…트럼프 영향력 ‘가늠대’

데이비드 퍼듀 전 연방상원의원(공화)이 6일 조지아 주지사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퍼듀 전 의원은 이날 공개한 동영상을 통해 “내가 민주당 후보인 스테이시 에이브럼스를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주장하며 “켐프 주지사는 우리를 실망시켰고, 내년 11월 선거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다”며 출마 이유를 밝혔다.

퍼듀 전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력한 권유로 주지사에 출마하는 것으로, 트럼프는 자신의 선거조작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켐프 주지사를 지속적으로 비난해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농무장관을 지낸 소니 퍼듀 전 주지사의 사촌동생으로 달러제너럴 CEO 등을 역임한 퍼듀 전 의원은 트럼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실제 퍼듀 전 의원은 출마 동영상을 통해 “켐프가 트럼프와 싸우는 대신 에이브럼스를 대적했어야 했다”면서 “켐프의 잘못으로 미국은 현재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트럼프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자신의 지지로 당선된 켐프 주지사의 ‘배신’으로 대선 사기 주장을 관철시키지 못했다고 생각한 트럼프의 선거 개입으로 조지아주 공화당은 심각한 ‘적전 분열’을 겪게 됐다. 현역 주지사를 상대로 같은 당의 전직 연방상원의원이 경선 도전장을 내민 것 자체가 초유의 사태인데다 전 대통령이 이같은 일을 조장해 더욱 갈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켐프는 매우 약한 주지사이며 공화당 지지층에서 신뢰를 잃었다”고 주장하며 “내 지지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투표장에 나서 훌륭한 (조지아의) 지도자를 선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켐프 주지사 측은 “퍼듀는 인플레이션과 무모한 정부 지출을 불러온 장본인”이라면서 “퍼듀의 낙선은 바이든의 위험한 아젠다에 길을 열어줬다”며 전면전을 선언했다.

트럼프의 선거 개입이 현실화하자 공화당 내부와 정가에서는 이번 조지아 주지사 및 연방 상원의원 선거가 트럼프의 공화당 내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가 지지하는 퍼듀 주지사 후보와 허셸 워커 연방상원 후보가 내년 5월 공화당 경선에서 나란히 승리할 경우 당내 트럼프 영향력이 더욱 공고해지겠지만, 자칫 실패할 경우 ‘탈 트럼프’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승은 기자 eunice@atlantak.com

퍼듀의 출마선언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