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라 “한국 시장 공략 쉽지 않네”

뷰티 ‘편집숍’ 원조, 한국진출 1년 성적표 ‘기대 이하’

5개 점포 문열어…코로나 여파 일부 점포 출점 연기

뷰티 편집숍의 원조 격인 ‘세포라’가 한국 시장 진출 1년을 맞았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화장품 시장이 포화에 이른 데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세포라는 오는 24일로 한국 진출 1주년을 맞는다.

◇1년간 5개 점포 출점했지만 성과는 ‘아직’…추가 출점도 내년으로 연기

22일 업계에 따르면 세포라는 지난해 10월 야심차게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K뷰티 본고장인 한국 시장을 공략해 한국 시장의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였다. 이미 지난해 세포라코리아는 국내 출점 당시 1년 안에 서울에 7개 매장을 순차적으로 열기 위해 5호점까지 계약 체결을 끝낸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달 IFC몰점을 마지막으로 올해에는 더이상 신규 출점을 하지 않기로 했다. 세포라코리아 관계자는 “하반기 2개 점포 출점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연내 출점 예정이었던 나머지 점포 오픈을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 명동에 지난해 12월 문을 연 롯데영프라자점도 타격이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소비자와 외국인 관광객을 노리고 출점했지만 1개월 만에 코로나19가 들이닥치면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다.

이 외에도 파르나스몰점·신촌 유플렉스점·잠실 롯데월드몰점·여의도 IFC몰점 등 서울 시내에 문을 연 세포라 매장에도 소비자들의 발걸음이 뜸한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에 따라 사람이 몰리는 지역을 꺼리는 분위기 탓이다.

또 국내 시장에 이미 자리를 잡은 CJ올리브영·랄라블라·롭스 등 H&B(헬스앤뷰티) 스토어는 물론 신세계 시코르 등과의 경쟁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미 국내 1위 H&B스토어인 CJ올리브영의 매장수는 1000개를 훌쩍 넘어섰다. 시코르도 매장수가 30개를 훌쩍 넘어서며 국내 시장에서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국내 화장품 시장이 포화에 이르면서 세포라를 포함한 특정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가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세포라 화장품이라면 해외 여행을 가서라도 믿고 사는 소비자들이 많았다”면서도 “최근에는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특정 브랜드라고 해서 믿고 사는 소비자들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비대면’으로…세포라 모바일 앱 가입자수 1.5만 돌파

세포라 역시 온라인 강화로 활로를 찾고 있다. 대다수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 대신 대면 서비스가 필요 없는 온라인으로 옮겨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에 세포라도 ‘옴니 채널’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이미 국내 진출 당시 온라인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모바일앱 등 비대면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론칭한 세포라 모바일 앱은 ‘코덕'(화장품 덕후)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k뷰티 단독 브랜드는 물론 세포라 PB(자체)브랜드인 세포라 컬렉션 등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등 간편 결제 시스템까지 갖췄다. 그 결과 모바일 앱 론칭 약 2주 만에 가입자 수가 1만5000명을 돌파했다.

아울러 연말까지 모바일 앱에서 가상 메이크업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세포라만의 뷰티 서비스 체험으로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세포라는 자사만의 강점을 내세우며 부진 타개에 나서고 있다. 실제 타르트·펜티뷰티·후다뷰티 등 독점 브랜드들을 보유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색조 화장품이 선전하고 있다. 또 마스크 착용 여파로 향수 카테고리는 오히려 성장했다는 게 세포라 측의 설명이다. 그간 중단했던 대면 메이크업 서비스도 지난 6일 재개했다.세포라 관계자는 “세포라 또한 코로나 19의 여파가 있었다. 출점 계획을 더욱 신중하게 가져가기로 전략을 변경했고, 해외 브랜드들의 창업자와 앰배서더가 한국을 방문해 브랜드를 알리는 행사 진행에 어려움도 있었다”면서도 “코로나19로 전 산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1년 안에 오프라인 스토어 5개 지점 오픈과 온라인 스토어 운영, 앱 론칭까지 이뤄낸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삼성동 파르나스몰에서 열린 ‘세포라’ 오픈식에서 김동주 세포라코리아 대표과 직원 등이 기념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세포라는 명품그룹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운영하는 화장품 편집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