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자백’ 남성, 28년만에 성폭행 누명 벗고 석방

DNA 검사로 무죄 판명…”경찰이 자백 종용”

28년만에 누명 벗은 제라르도 카바닐라스(왼쪽)와 조지 개스콘 LA카운티 지방검사
28년만에 누명 벗은 제라르도 카바닐라스(왼쪽)와 조지 개스콘 LA카운티 지방검사 [LA카운티 지방검사실 페이스북 게시물. 재판매 및 DB 금지]

수사기관에서 허위 자백을 했다가 종신형을 선고받은 남성이 28년 만에 누명을 벗고 감옥에서 풀려났다.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지방검사 조지 개스콘은 1995년 강도·납치·성폭행 혐의로 체포돼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이던 제라르도 카바닐라스(46)를 사면하고 석방했다고 27일 밝혔다.

카바닐라스는 1995년 사우스게이트시에서 주차된 차에 앉아있던 커플을 공격해 남성을 차 밖으로 밀어낸 뒤 여성을 인근의 버려진 집으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를 받았다. 또 이 사건이 발생하고 이틀 뒤 비슷한 범행이 이뤄졌는데, 두 번째 사건의 혐의까지 뒤집어썼다.

그는 이듬해 재판에서 14개 혐의가 유죄로 판결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해 왔다. 그러던 중 비영리단체 ‘캘리포니아 무죄 프로젝트’의 변호사 알리사 비에르코엘을 통해 검찰에 사건 재검토 요청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사건 재조사와 피해 여성의 몸에 남아있던 DNA 검사를 통해 범인이 카바닐라스가 아니라 다른 남성 2명임을 확인했다. 카바닐라스가 범인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캘리포니아 무죄 프로젝트’의 비에르코엘 변호사는 “허위 자백은 미국에서 억울한 유죄 판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며 “경찰은 용의자가 자백하면 관용을 베풀겠다는 약속을 포함해 용의자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바로 그런 경우로, DNA 증거가 없었다면 그는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범인을 잘못 지목한 피해자들 역시 수사기관에서 비슷한 압력을 받았다고 나중에 진술했다.

개스콘 검사는 “카바닐라스가 28년 이상 부당하게 수감된 데 중대한 불의가 있었음을 인정한다”며 “정의가 유린당하고 우리 형사사법 시스템이 실패한 데 대해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