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생제, 염증성 장 질환 위험 높인다”

크론병
크론병 [출처: 서울아산병원]

항생제가 염증성 장 질환(IBD: inflammatory bowl disease)인 크론병(CD: Crohn’s disease)과 궤양성 대장염(UC: ulcerative colitis)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염증성 장 질환은 면역체계가 대장 또는 소장을 표적으로 오인해 공격함으로써 장 점막에 다발성 궤양과 출혈, 설사, 복통을 일으키는 만성 난치성 장 질환이다. 완화-재발이 반복하며 진행된다.

염증성 장 질환은 소화기관 전체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크론병은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부위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고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서 발생한다.

이 중 91%가 최소한 한 차례 이상 항생제 치료를 받았다.

연구 기간에 3만6107 명이 궤양성 대장염, 1만6881 명이 크론병 진단을 받았다.

연구팀은 이 자료를 근거로 포아성 회귀분석(Poisson regression) 방법을 이용, 항생제 노출 후 IBD 발생률을 계산했다.

그 결과 소화관 내 병원균을 표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니트로이미다졸(nitroimidazoles)계 항생제와 플루오로퀴놀론계(fluoroquinolones)계 항생제가 IBD 위험과의 연관성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예를 들어 60세 이상인 경우 니트로이미다졸(nitroimidazoles)계 항생제 사용이 IBD 위험 61% 증가, 플루오로퀴놀론계(fluoroquinolones)계 항생제 사용이 54% 증가와 연관이 있었다.

이러한 연관성은 모든 연령층에서 나타났다. 다만 10~40세는 28% 높아지는 데 그쳤다.

좁은 범위 페니실린(narrow-spectrum penicillin) 같은 항생제들도 비교적 약하긴 하지만 IBD 위험과의 연관성이 있었다.

IBD 위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항생제는 니트로퓨란(nitrofurantoin)계 항생제가 유일했다.

전체적으로 소화관 내 병원균 치료에 사용되지 않는 것을 포함해 많은 항생제가 장 내 세균총(intestinal microbiome)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항생제 처방 횟수가 늘어날수록 IBD 위험과의 연관성은 더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40~60세는 항생제 치료 횟수가 1회 늘어날 때마다 IBD 위험은 15%씩 높아졌다.

60세 이상의 경우 항생제 치료 횟수가 5번 이상일 때 IBD 위험은 거의 2배인 95%까지 높아졌다.

IBD 위험은 항생제 노출 후 1~2년 사이가 가장 높았다.

40~60세의 경우 항생제 노출 후 1~2년 사이에 IBD 위험이 66%, 4~5년 후는 2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연령, 성별과 기타 사회경제적, 인구통계학적 요인들을 고려한 것이다.

이 외에도 장 내 세균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프로톤 펌프 억제제(PPI) 계열의 위산 분비 억제제, 항진균제, 항바이러스제의 사용도 고려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소화기내과 학회(British Society of Gastroenterology) 학술지 ‘위장관'(Gut)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