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문대통령 “가톨릭신자들 많은 역할”.

최초 흑인추기경 그레고리 대주교 면담…’손수레 십자가’ 전달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오전 숙소에서 미국 최초의 흑인 추기경인 윌턴 그레고리 워싱턴DC 대주교를 만났다.

문 대통령이 길지 않은 워싱턴DC 방문 기간 그레고리 추기경을 만난 것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유대·신뢰관계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모두 가톨릭 신자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이후 첫 가톨릭 신자 미국 대통령인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일인 지난 1월 20일 성당 미사로 공식 일정의 첫발을 뗐고, 취임 전날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 추모행사에서 그레고리 추기경과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면담에서 “저는 가톨릭 신자입니다. (세례명은) 티모테오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김대중 대통령님에 이어 두 번째 가톨릭 신자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데 이어 “한국 대통령으로서, 가톨릭 신자로서 뵙게 돼 정말 영광”이라고 인사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민주화·인권·통일 등에 한국의 가톨릭 신자들이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하고 “(가톨릭은) 정신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고 주도적인 종교라고 할 수 있다”면서 축복기도를 요청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한국 가톨릭이 사회 정의, 가난한 사람들,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왔다는 말씀이 제게는 큰 자부심”이라며 “평화에 앞서 왔다는 점도 큰 자부심”이라고 화답했다.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문 대통령과 그레고리 추기경은 한반도 평화, 인종 간 화합, 코로나19 대응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그레고리 추기경에게 서울 동대문시장에서 노동자들이 사용하던 손수레를 재활용해 만든 십자가를 선물하기도 했다. ‘손수레 십자가’는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기획으로 10개가 제작됐다.

(워싱턴=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 호텔에서 윌튼 그레고리 추기경 겸 워싱턴 대주교와 면담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