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공화당 “바이든 대선 승리 불인정”

전당대회서 강령 채택…트럼프 ‘대선부정’ 주장 그대로 반영

강한 보수 성향의 텍사스주 공화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승리를 인정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강령을 채택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텍사스주 공화당은 지난 18일 2년마다 열리는 주 전당대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는 문구를 담은 40쪽 분량의 강령을 채택했다.

강령에는 “우리는 2020년 대선의 인증된 결과를 거부한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칭하며 “우리는 그가 미국 국민에 의해 합법적으로 선출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한다”고 돼 있다.

이 강령은 대선 패배 결과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부정을 꺼내 들고 주장했던 내용을 되풀이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11·3 대선 후 주요 경합주에서 재검표를 요구하고 각종 소송을 제기했지만 부정선거라는 주장은 인정받지 못했다.

美 텍사스주 공화당 전당대회장 모습
텍사스주 공화당 전당대회장 모습 [휴스턴 크로니컬/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강령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의 1·6 의사당 폭동 진상조사 특위가 공개 청문회를 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폭동 선동 책임론을 정면 겨냥하는 와중에 채택된 것이다.

공화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상·하원의 다수당을 노리며 의회 권력을 되찾겠다고 벼르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이달 초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8%는 바이든 대통령이 합법적으로 선출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공화당 지지층 중 상당수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부정 주장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지표로 해석된다.

텍사스주 공화당이 채택한 강령에는 동성애가 비정상적 생활방식을 선택한 것이라면서 트렌스젠더의 정체성을 인정하려는 모든 노력에 반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