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넉넉하고 조용한 가족용 SUV…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넓은 레그룸·헤드룸에 1113L 트렁크 공간…가속해도 부드러운 주행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코리아 제공]

 

혼다의 간판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CR-V 하이브리드가 6세대 모델로 돌아왔다.

‘쾌적하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차'(Comfortable Runabout Vehicle)를 표방하며 1995년 첫 출시된 CR-V는 2004년 2세대 모델부터 국내에 들어왔다. 2006년 3세대, 2011년 4세대, 2016년 5세대를 거쳐 2021년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나오며 수입 SUV의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혼다의 두 번째 하이브리드 SUV인 ‘올 뉴 CR-V 하이브리드’를 지난 22일 경기 가평군의 한 리조트에서 만났다.

측면 라인에서도 깔끔하고 날렵한 디자인이 물씬 느껴졌다. 뒷모습은 한눈에 들어오는 수직 형태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로 세련된 스타일이 연출됐다.

춘천의 한 카페에 세워진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춘천의 한 카페에 세워진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촬영 임성호]

 

가족용 SUV로서의 강점은 차 문을 열어 본 순간 체감됐다. 밖에서 보기보다 내부가 더욱 넓다는 느낌이 들었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는 기존 모델보다 전장(4705㎜)과 휠베이스(축거·2700㎜)가 각각 70㎜, 40㎜씩 늘어나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갖췄다.

2열 레그룸은 기존 모델보다 15㎜ 늘었다. 키 174㎝인 기자가 앉으니 무릎과 운전석 시트 사이에 주먹이 3개 넘게 들어갈 정도로 넉넉했다. 2열 중간 좌석 바닥 부분도 특별히 튀어나와 있지 않았다.

전고(1690㎜)는 전작과 같지만, 운전자와 탑승자의 머리 위에 글래스 루프가 설치된 천장 부분이 반 뼘 정도 불룩 솟아 있어 답답한 느낌은 없었다. 기자가 운전석에 앉았을 때 머리 위로 주먹이 한 개 반 정도 들어갈 공간이 있었다.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내부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내부 [촬영 임성호]

온 가족의 짐을 싣고 여행을 가는 데 특화된 SUV인 만큼 트렁크 공간에도 신경을 썼다. 기본 적재 공간은 1천113L로, 준중형 SUV 동급 최고 수준이라고 혼다코리아는 설명했다. 사람이 누워도 될 만큼 널찍한 공간이었다.

골프가방과 25인치 캐리어를 각각 4개까지 실을 수 있고, 대형 유모차도 문제없이 들어간다. 2열 시트를 접어 짐을 많이 싣는 데 집중한다면 적재 공간이 2배 수준인 2166L로 늘어난다. 캠핑이나 차박 등 여행용으로도 안성맞춤일 것으로 보였다.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트렁크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트렁크 [촬영 임성호]

 

이날 시승은 가평 리조트에서 출발해 강원 춘천시의 한 카페까지 고속도로와 국도를 이용해 총 140㎞를 왕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차량에는 최고출력 147마력에 최대토크 18.6㎏·m의 주행성능을 발휘하는 엔진이 탑재됐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추가된 만큼 ‘밟는 대로 치고 나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총 4가지 주행 모드(기본, ECON, 스노우, 스포츠) 중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니 웅장한 엔진음과 함께 뻥 뚫린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새로운 CR-V 하이브리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구동력을 주행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배분하는 사륜구동(AWD) 시스템이 장착돼 코너링할 때도 부드러웠다.

향상된 자동 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ACC) 등 운전자 보조 시스템 ‘혼다 센싱’이 기본으로 탑재돼 전방·후방 장애물 회피와 차선 유지 등 기능은 긴 구간 운전에 도움이 됐다.

풍절음 등 외부 소음은 스포츠 모드로 달릴 때 외에는 시속 100㎞에 가까운 고속에도 크게 들리지 않았다. 혼다 모델 최초로 전체 우레탄 커버와 소음·진동 흡음재를 사용한 덕분이라고 한다.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혼다 올 뉴 CR-V 하이브리드 [촬영 임성호]

 

다만 차로 우측 후방을 감지하는 ‘레인 와치'(Lane Watch) 기능은 다소 생소했다.

이 기능은 우측 방향지시등(깜빡이)을 켜는 순간 함께 작동하면서 센터 디스플레이 전체에 우측 후방 카메라 화면을 띄워 사각지대를 보여준다. 오른쪽으로 차로를 변경하는 동시에 정확한 진로를 확인하기 위해 내비게이션 화면을 보고 싶을 때도 우측 후방 화면만 보여서 당황스러운 순간이 몇 차례 있었다.

또 차량에 자체 내비게이션이 탑재돼 있지 않는 점도 아쉬웠다. 아이폰 사용자라면 ‘애플 카플레이’를 통해 유무선으로 차량과 연결해 내비게이션을 쓰면 되지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는 연결 케이블이 있어야 ‘안드로이드 오토’를 통해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이날 평균 연비는 ㎞당 15.1L로 공인 복합 연비 14.0L보다 다소 높았다. 출발 전 연료를 가득 채운 상태에서 잔여 주행 가능 거리는 616㎞였다. 시승을 마친 뒤 연료 표시등을 확인하니 10칸 중 2칸이 줄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