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동부 겨울 에너지난 우려…”한파 발생 시 정전 가능성”

수입 천연가스 의존 높은 뉴잉글랜드, 겨울철 전기대란 걱정

미국 텍사스의 액화천연가스 생산공장
미국 텍사스의 액화천연가스 생산공장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재판매 및 DB 금지]

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부족 현상에 대한 우려가 겨울을 앞둔 미국까지 번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미국 북동부 대서양 연안에 있는 뉴잉글랜드 지역의 발전업체들이 겨울철 전기대란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매사추세츠와 코네티컷, 로드아일랜드 등 6개 주(州)를 아우르는 뉴잉글랜드는 난방에 수요가 증가하는 겨울철에는 수입 천연가스로 전력 부족분을 생산했다.

뉴잉글랜드 지역의 전기 공급업체인 ISO 뉴잉글랜드사는 올겨울 미국 북동부에 한파가 닥칠 경우 난방 수요를 맞추기 위해 순환 정전이 실시될 수 있다고 밝혔다.

뉴잉글랜드의 발전업체들은 국내산 외에 수입 천연가스로 부족분을 채워왔다.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에는 수입 천연가스의 비율이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연가스 생산국인 미국에서 뉴잉글랜드가 수입 천연가스에 의존하게 된 것은 운송비용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 비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의 용량이 적은 뉴잉글랜드는 텍사스 등 미국 내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구입할 경우 해상 운송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나 텍사스에서 뉴잉글랜드까지 해상운임은 아프리카에서 천연가스를 이송할 때 드는 비용보다 3배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뉴잉글랜드 입장에선 해상운임을 고려하면 외국산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것이 경제성이 높다는 것이다.

미국의 항구 간 해상 운송비용이 거리가 먼 외국에 오는 운송비용보다 비싸지게 된 원인은 ‘미국에서 제작된 미국 선적의 화물선에 미국인 선원을 고용한 경우에만 미국 내 항구 간 화물운송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존스법’ 때문이다.

이 법은 미국 선박업계의 보호와 안보를 이유로 100여 년 전에 선포됐지만, 현재는 미국 내 물류비용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최근 뉴잉글랜드 지역의 주지사들은 미국 에너지부에 천연가스 운반에 대해선 존스법을 유예해달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이 지역 주민들의 올겨울 전기요금도 급등할 것으로 보인다.

올겨울 한파가 닥칠 경우 국제시장에서 천연가스 거래가격은 지난해 겨울과 비교해 두세 배 이상 급상승할 것이라는 예측대로라면 상승한 비용은 소비자들이 지불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