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에 8월말까지 ‘반도체 동맹’ 동참여부 답변 요청

대만 등 포함에 중국 견제 해석도…한국 정부, 참여여부 숙고

반도체공장 바라보는 한미정상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지난 5월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정부가 반도체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이른바 ‘칩 4 동맹’에 참여할지 여부를 우리 정부에 8월 말까지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13일 워싱턴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외교 채널을 통해 이런 입장을 전달했다.

‘칩 4 동맹’은 미국, 한국, 대만, 일본 등 4개국 간의 반도체 협력을 확대하고 강화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꺼낸 구상으로 알려졌다.

‘칩 4 동맹’은 미국이 시스템 반도체 설계에 강점이 있고 한국, 대만 등은 반도체 생산 강국이라는 점에 착안한 반도체 공급망 협력 체제 성격이다.

다만 중국이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 대만이 참여 대상에 포함된 데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가 강화되는 상황과도 맞물려 있어서 중국도 민감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지난 5월 일본에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출범식을 개최하는 등 안보에 더해 경제적으로도 압박 강도를 높이는 상황에서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반도체 동맹까지 결성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에서다.

이런 이유로 한국 정부는 신중하게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칩 4 동맹’ 참여 문제를 상당 기간 검토해 왔으며 대만 참여에 따를 수 있는 함의도 정부가 고민하는 요소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정부 부처에서 참여 여부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정례브리핑에서 ‘칩 4 동맹’ 관련 질문에 즉답을 피하고 “미국은 작년 6월 발표된 미 행정부의 공급망 100일 검토보고서 등 계기에 반도체 분야에서 국제적 파트너십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계속 강조해 온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다양한 제도를 통해서 반도체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 논의해 오고 있다”면서도 “현재까지는 아무것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