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가드 구인난 최악…”수영장·해변 절반 운영차질”

“급여 인상·보너스 지급에도 충원은 3분의 1 그쳐”…지자체, 비상대책 강구

본격적인 물놀이철을 앞두고 미국 전역이 라이프가드 구인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코로나19 비상사태가 이미 해제돼 미국 사회가 빠른 속도로 정상화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촉발됐던 각 분야의 구인난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미국라이프가드협회(ALA)는 이달 초 “미 전역 30만9000여 곳 이상의 수영장과 해변·호변 공원이 라이프가드 부족에 처해있다”며 “절반 이상이 문을 열지 못하거나 운영시간을 단축해야 할 상황에 직면해있다”고 우려했다.

콜로라도주 YMCA는 “주정부로부터 라이프가드 고용 지원금 1만 달러(약 1천300만 원)를 받았다”고 밝혔다. 미네소타주 헤네핀 카운티 의회도 지난 6일 라이프가드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99만 달러(약 13억 원) 예산을 투입하기로 의결했다.

와이어트 ALA 대변인은 “저임금, 자격을 갖춘 지원자 부족, 엄격한 심사 기준 등이 라이프가드 고용을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코로나19 기간 라이프가드 양성과정이 중단되고 비대면 일자리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ALA가 매년 30만 명씩 채용하는 신참 라이프가드 가운데 약 5만 명을 차지하던 J비자(단기취업·연수) 취득자가 팬데믹 기간 미국에 입국하지 못한 것도 한가지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3대 도시 시카고시는 라이프가드 인력 수요를 맞추고 오는 이달 하순에 시내 77개 시립 수영장을 일제히 개장한다고 밝혔다.

시카고 공원관리국(파크디스트릭트·CPD)은 15일 “오는 23일부터 시카고 시내 시립 수영장 77곳(실외 50곳·실외 27곳)의 문을 모두 연다”고 발표했다.

CPD는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 올해 수영장 운영에 필요한 라이프가드 인력을 충분히 확보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작년 여름에는 라이프가드 부족 문제로 시카고 시내 수영장의 절반 이하만 문을 열었고 개장 일정도 축소됐다.

CPD는 “15일 현재 300명의 라이프가드가 훈련받고 있으며 추가 인력을 계속 채용하고 있다”면서 “예년과 달리 작년 10월부터 일찌감치 채용공고를 내고 시카고 교육청·시립대학 등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채용을 추진했다. 훈련 완수시 600달러(약 76만 원) 보너스 지급, 시급 인상, 주거지 제한 완화(시카고 주민이 아니어도 지원 가능), 등록 및 인증 수수료 면제 등 다양한 혜택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작년 여름 850명에 그쳤던 지원자 수가 올해는 작년 5월 말 기준 1천800명 이상으로 늘었다고 CPD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