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버스] “2030 엑스포 유치전, 사우디가 선두”

사우디-아프리카 정상회담서 150억달러 투자 발표

한국 “결선투표 가면 승리”…결선투표 역전 가능할까?

본보 이상연 대표기자가 한국 매체 뉴스버스에 기고한 칼럼을 전재한다./편집자주

2030 엑스포 개최지 투표를 1주일 앞두고 한국의 부산이 막판 유치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를 제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현재의 판세는 사우디가 1위를 달리고 있고 부산과 로마가 2위를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지난 2일 특집기사를 통해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한 2030 엑스포 유치전에서 리야드가 가장 유리한 고지(insider track)에 서있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최종 투표에서 승리를 굳히기 위해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가능한 모든 자원을 동원해 ‘올인’하고 있다”면서 “사우디는 살만 왕과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의 지도력 아래 왕국이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세계에 알리면서 엑스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 폴리시’는 15일자 기사를 통해 “지난 10일 리야드에서 열린 사우디-아프리카 정상회담에서 사우디 정부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기존 부채상환을 위해 100억달러(한화 13조5,000억원)를 무상 융자해주고, 50억달러는 개발 차관으로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융자는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실시되는데, 결국 2030 엑스포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들의 지지를 굳건히 하기 위한 ‘당근’이라는 분석이다. 엑스포 2030 개최지 투표에서 전체 182개 회원국의 22%인 40개 국가가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해 있다. 10일 사우디-아프리카 정상회담과 이에 앞서 열린 사우디-아랍 정상회담에는 이들 국가 대부분이 참석했다.

사우디 정부는 아프리카와 남미, 카리브해 국가들의 몰표를 바탕으로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을 득표해 엑스포 유치를 확정짓는다는 전략이다. 반면 한국은 사우디에 대한 열세는 인정하면서도 1차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하면 2차 결선투표에서 역전이 가능하다는데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역대 엑스포 유치전을 살펴보면,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지 않은 국가가 결선투표에서 역전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실시된 2025 엑스포 개최지 결정 1차 투표에서 일본 오사카와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가 각각 85표와 48표를 얻어 결선투표에 진출했다. 2차 결선투표에서는 오사카가 91표를 얻어 61표를 얻은 예카테린부르크를 꺾고 최종 개최지로 확정됐다. 예카테린부르크는 1차 투표 3위였던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23표 가운데 13표를 흡수했지만 역전에는 실패했다.

2020 엑스포 투표에서는 1차에서 77표를 얻은 두바이와 39표를 얻은 예카테린부르크, 33표를 얻은 터키 이즈미르가 13표에 그친 브라질 상파울루를 따돌리고 2차 투표에 진출했다. 2차 투표 결과 두바이 87표, 예카테린부르크 41표, 이즈미르 36표였고 3차 결선투표에서 두바이는 116표를 얻어 47표에 그친 예카테린부르크를 역대 가장 큰 표차로 꺾고 승리했다.

2015 엑스포 투표는 이탈리아 밀라노와 터키 이즈미르 2개 도시만 유치에 나서 밀라노가 85표로 65표의 이즈미르를 꺾었다. 중국 상하이와 한국 여수, 러시아 모스크바, 멕시코 케레타로, 폴란드 브로츠와프 등 역대 가장 많은 5개 도시가 도전한 2010 엑스포의 경우 중국 상하이가 최종 개최지로 확정됐다.

1차 투표 결과 상하이(36표), 여수(28표), 모스크바(12표), 케레타로(6표)가 2차에 진출했고 2차는 상하이 38표, 여수 34표, 모스크바 10표 순이었다. 3차 투표 결과 여수는 오히려 2표 감소한 32표를 기록했지만 상하이는 44표를 얻어 최종 4차 투표에 진출했다. 4차 투표 결과 상하이는 3위 모스크바의 표 대부분을 흡수해 54표를 기록, 34표에 그친 여수를 꺾었다.

2010 엑스포 이전 엑스포들은 모두 단일 도시 추천이나 2개 도시 경합으로 개최지가 결정돼 결선투표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한국 부산이 1차 투표에서 2위를 차지하더라도 사우디 리야드와의 표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아야 사상 최초의 결선투표 역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상연 대표기자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는 파리 시내에서 2030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광고로 랩핑한 택시가 다니고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