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파이오니어] “사이버보안, 우리 삶에 가까이 있어요”

UGA 연구소 부소장 이규형 교수…일상생활 밀접한 보안문제 연구

한인컴퓨터과학자협회장 역임… ‘디지털 지문’ 사이버 포렌식 정통

AI시대 중요성 더욱 부각…”인류 위한 연구, 평생 투자할만한 분야”

제4의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혁신적인 연구와 창의적인 비즈니스 분야를 개척하고 있는 한인들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한인 파이오니어’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관련 인물들에 대한 추천을 기다립니다. /편집자주

이규형 교수.

인공지능(AI) 시대의 가장 중요한 화두이지만 아직 한인들에게는 낯선 용어인 ‘사이버보안(Cybersecurity)’을 친숙한 개념으로 소개해주는 한인 전문가를 만났다. 조지아대학교(UGA) 컴퓨터공학과 이규형 교수는 일상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사이버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독창적인 연구를 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퍼듀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UGA에 임용된 뒤 현재는 대학 사이버보안연구소 부소장을 맡고 있는 이 교수의 연구 분야는 소프트웨어 보안과 사이버 포렌식이다. 이 교수는 “얼마전 스타벅스 모바일 앱 사용자의 일부 계좌에서 소액이 다른 계좌로 옮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이러한 앱 소프트웨어의 문제점을 파악해 보안 피해인지 단순한 결함(Glitch)인지 파악하는 것이 소프트웨어 보안 연구”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앱 이용자는 미국에서만 3000만명을 넘어섰기 때문에 각 모바일 계좌에서 1달러씩만 빼갈 수 있다면 3000만달러의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이 교수는 “현재 대부분의 크레딧 카드 결제나 포인트 적립 등 소비자 경제활동이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안 공격이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해킹이라는 창에 맞서기 위한 우리같은 보안 연구자들의 방패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의 또다른 전문분야인 사이버 포렌식 역시 기업들의 마케팅이나 정부기관의 정책수립, 개인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교수는 “컴퓨터 검색기록이나 휴대폰 사용 내역을 사이버 포렌식을 통해 확인하면 한 사람의 인생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다”면서 “포렌식 분석 결과는 기업이나 정부기관에는 최고의 툴이 되지만 거꾸로 개인의 사생활을 파괴할 수도 있기 때문에 윤리적인 균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가 부소장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UGA 사이버보안연구소(ICSP)는 미국 국가안보 강화를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국가안보국(NSA)의 ‘사이버보안 연구 우수센터(CAE-R)’로 지정돼 연방 및 주정부의 기금을 받아 운용되고 있다. 이 교수는 또한 재미 한인 컴퓨터 연구자 600여명의 모임인 한인컴퓨터과학자협회(KOCSEA) 2023년 회장을 맡아 최대 규모의 ‘2023 테크 심포지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세계적 컨설팅 업체인 PwC가 전세계 글로벌 CEO 47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AI시대 가장 중요한 우려’에 대해 CEO들은 ‘사이버보안’을 1순위로 꼽았다. 매년 새로운 연구결과를 내놓고 있는 이 교수는 “AI가 적용되는 각종 일상생활이 한번의 보안사고로 치명적인 결과를 맞을 수도 있다”면서 “에너지 사용이나 전기차 충전 등 기본적인 활동부터 휴머노이드 로봇 활용까지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한인들의 관심을 당부했다.

이 교수는 “위대한 학문적 업적도 사소해 보이지만 꾸준한 매일의 연구가 쌓여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의미있는 결과를 내기 위한 연구 과정은 매우 고되고 세심한 작업이지만 인류에게 보다 안전한 세상을 안겨주는 꿈을 매일 실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구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해소하느냐는 질문에 이 교수는 “연구 도중 시간이 나면 고속 카 레이싱을 즐기고 있다”면서 “집 차고에 자체 정비공간까지 갖추고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상연 대표기자

이규형 교수(왼쪽)가 사이버보안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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