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한인회 코리안페스티벌 ‘좌초’ 위기

주중광 박사 1만불 후원 불구 실무팀 없어 정상적 개최 우려

경험 없는 임원 몇명이 ‘탁상공론’…전직회장 등도 “후원못해”

애틀랜타한인회(회장)가 추진하고 있는 2024년 코리안페스티벌이 준비과정에서 여러 난맥상을 노출하며 벌써 좌초 위기에 빠진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한인회는 지난달부터 코리안페스티벌을 개최하기 위한 준비 모임을 매주 열고 있다. 이 회의에는 이홍기 회장과 부회장 등 임원 3~4명이 모여 부스 판매와 신문광고 문구, 브로셔 제작 등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이들 모두 페스티벌 실무 경험이 전혀 없어 구체적인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한 부회장이 포스터와 브로셔 제작을 맡겠다고 나섰다가 지난해 제작업체에서 연도만 바꾼 디자인을 만들어와 내부에서 큰 반발을 샀다. 특히 이 업체는 한인회와 별도의 축제를 열기 위해 창립된 ‘코리안페스티벌 재단’의 이사장이 운영하는 곳이어서 비난의 목소리가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회 관계자는 “해당 부회장의 전횡이 심해서 매일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외부 전문가들을 영입해 행사를 슬기롭게 운영하자는 주장도 이 사람이 모두 차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판매 부스의 가격을 놓고도 이견이 빚어졌고 신문광고 몇 곳을 제외하고는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홍보전략도 전무해 아직 부스 신청자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원봉사자 모집이나 구체적인 프로그램 등은 손도 못대고 있어 제대로 된 행사가 열릴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특히 행사의 성패를 좌우할 후원금 모금 계획도 지지부진한 상태여서 지난 25일 주중광 UGA 석좌교수가 이를 타개하라는 의미로 1만달러를 처음 기부했지만 향후 모금 전망은 어둡기만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지역 한인단체들과 은행, 비즈니스 등이 후원에 나섰지만 올해는 한인회의 보험금 수령 은폐 사태 여파로 기부를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후원의 중심이 됐던 전직 한인회장들도 올해 행사에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최근 한인회 사태 해결을 위한 중심적 역할을 해왔던 배기성 전 회장은 기자에게 “올해 코리안페스티벌에는 어느 쪽도 관여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고, 지난해 대회장을 맡았던 은종국 전 회장도 올해에는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같은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자 신현식 준비위원장을 비롯한 원로들이 코리안페스티벌 재단 관계자들을 만나 “가능하면 한인회와 함께 페스티벌을 열자”고 제안했지만 양측의 견해 차이로 결국 공동 개최는 무산된 상황이다.

전 한인회 임원은 “한인회의 코리안페스티벌 발대식에서도 나타났듯이 행사를 준비해본 경험이 없는 시니어 임원과 원로들만 행사 개최를 자신하고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외부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면 올해 행사는 큰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연 대표기자

주중광 박사(왼쪽 3번째)가 기부금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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