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한인여성 살해범, 법정서 함박웃음

시애틀 권이나씨 ‘묻지마’ 살인 용의자, ‘정신이상’ 위장 의심

살인범 응원하는 방청객까지…한인사회 “분노 참을 수 없다”

지난 6월 자신의 식당에 출근 중이던 한인여성 권이나씨(당시 34세)에게 ‘묻지마’ 총격을 가해 목숨을 빼앗았던 코델 구스비(30)에 대한 재판이 6개월만에 열렸다.

지난 11일 워싱턴주 킹카운티 법원에서 열린 구스비 공판에는 남편 권성현씨와 한인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날 재판을 지켜본 한인 코리 한씨(킹카운티 공화당 부의장)는 “구스비가 법정에 들어서면서 자신을 응원하러 나온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면서 서로 웃고 즐기는 모습을 보고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구스비의 변호인은 이날 재판에서 “구스비의 정신상태로는 재판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판사는 “구스비가 재판을 받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재판을 계속할 것을 명령했다.

지난 6월 남편과 함께 시애틀 다운타운의 일식당으로 출근하던 권이나씨는 교차로에서 신호대기 중 구스비에게 무차별 총격을 당했다. 당시 권씨는 임신 8개월이었으며 총격을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숨을 거뒀으며 뱃속의 아이도 강제로 출산시켰으나 곧바로 사망했다. 워싱턴 주법에 따라 구스비는 아이에 대한 살해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구스비는 범행 후 출동한 경찰에게 팔을 들어올리며 “내가 그랬다”(I did it)라는 말을 반복하다 체포됐다.

한편 남편 권성현씨는 사건 발생 3개월이 지난 9월 일식집 영업을 재개했다.

본보 제휴 매체 시애틀 N 제공

용의자 구스비/시애틀 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