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강도 희생 고 차현찬씨 딸 차효신씨, 비통한 심경 토로
육군 복무중 부상…퇴역후 휠체어 럭비 미국국가대표 활약
장례식 오는 18일 도라빌 애틀랜타한인천주교회서 거행돼
지난 15일 자신의 업소에서 일하다 무장강도의 총격에 사망(본보기사 링크)한 한인 업주 차현찬씨(69, 여)의 딸 차효신(영어명 Gabi Cha, 35)씨가 애틀랜타 K와 인터뷰를 갖고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미국 국가대표 휠체어 럭비팀 선수인 차씨는 지난달 31일 잉글랜드 국가대표팀과 경기를 갖기 위해 출발하기 전 애틀랜타를 방문해 생전의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만났다. 기자와 영어로 인터뷰하던 차씨는 어머니로부터 들은 마지막 말이 무엇이느냐는 질문에 한국어로 “우리 딸 조심해서 다녀와. 돌아와서 꼭 보자”였다고 답하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딸 차씨가 4살 때인 지난 1991년 한국에서 애틀랜타로 이민한 차씨 가족은 곧바로 뷰티서플라이 업종에 뛰어들었고 사건이 발생한 이스트포인트 매장을 인수해 지금까지 30년 이상 운영해 오고 있다. 차씨는 “위험한 지역이었지만 30년간 비즈니스를 하면서 한 번도 위험한 일을 겪지 않아 안심했었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기니 혼란스럽고 가슴이 무너진다(confusing and hearbroken)”고 말했다.
차씨는 “갑자기 아내를 잃은 아빠는 현재 20조각이 나있다(broken into 20 pieces, 너무나 크게 상심했다는 뜻)”면서 “이런 일을 당하리라고 상상조차 못했기 때문에 온 가족이 충격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차씨에게는 아버지와 오빠(37) 내외, 2명의 조카가 있으며 92세의 친할머니도 생존해 있다. 차씨는 “할머니도 어머니의 소식을 듣고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현재 텍사스 휴스턴에서 남편과 거주하고 있는 차씨는 미 육군 출신으로 복무 도중 불의의 부상으로 하반신 장애를 겪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휠체어 럭비와 휠체어 농구, 역도, 수영, 트랙, 양궁 등 다양한 스페셜 종목에 도전해왔다. 특히 휠체어 럭비 종목 미국 국가대표인 ‘팀 USA’에 선발돼 각종 국가 대항전에 출전하고 있다. 이렇듯 강인한 그녀는 현재 아버지와 가족들을 위로하며 어머니의 장례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도 ‘엄마’라는 이름 앞에서는 눈물 많은 딸이기만 했다. 어머니는 어떤 사람이었냐는 질문에 차씨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친절하고, 가장 품위있고(classy), 가장 착한 사람이었다”며 “쉴 새 없이 일했지만 집에 있을 때는 부엌에서 시간을 보내기 좋아했던 엄마는 항상 우리 남매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주며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어머니의 그 미소를 한 번만이라도 다시 보고 싶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역 주민들이 어머니를 추모하며 보낸 메시지에 감동을 받았다는 차씨는 “엄마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주고 싶어 하셨다”면서 “엄마는 진심으로 고객들을 대했고 불쌍한 사람이 찾아오면 묻지도 않고 도왔다”고 회고했다. 그녀는 “엄마의 이런 마음이 지역 주민들에게 통한 것 같다. 엄마를 기억하고 추모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한편 고인의 장례식은 오는 18일(금) 오전 11시 도라빌 애틀랜타한인천주교회에서 거행된다. 오전 11시부터 뷰잉(viewing)이 시작되고 낮 12시에 추모 미사가 열린다. 차씨는 “위로를 전해준 한인사회 여러분께도 감사를 전한다”고 인터뷰를 맺었다.
이상연 대표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