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미국 내 14개 한국전 참전시설물 중 4개가 일본해 단독 표기에서 동해와 일본해 병기로 변경됐다고 한국 국가보훈부가 16일 밝혔다.
보훈부가 재외공관을 통해 현지 지방정부와 한국전 참전협회에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꾸준히 요구해 미국 측이 우리 측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훈부에 따르면 작년 5월 기준으로 미국 내 14개 한국전 참전시설물은 한반도 동쪽의 바다를 ‘동해'(East Sea)가 아닌 ‘일본해'(Sea of Japan)으로 표기했다.
이 중 메릴랜드 한국전 참전비(1990년·이하 설치시기)와 오하이오 한국전 추모공원(1995년), 레이크 카운티 한국전 참전비(2003년), 카유가 카운티 한국전 참전비(2006년)는 최근 1년새 일본해 단독 표기를 동해와 일본해 병기로 변경했다.
그러나 뉴욕주(1990년)·호놀룰루(1994년)·렌슬러 카운티(1996년)·사우스캐롤라이나(2000년)·캔자스(2001년)·노스이스트캔자스(2003년)·파인빌(2005년)·아이오와(1989년)·먼로 카운티(1990년)·아크론 대학교(2001년)에 있는 10개 한국전 참전비는 여전히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하고 있다.
보훈부는 6·25전쟁 60주년이던 2010년 해외 참전기념 시설물 사진이 담긴 도감 발간을 준비하면서 한국전 참전비에 일본해 단독 표기 사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후 한국전 참전시설물에 있는 일본해 단독 표기를 동해와 일본해 공동 표기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지만 오랜 기간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최근 1년새 4개 참전시설물에서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이뤄낸 것이다.
보훈부 관계자는 “재외공관을 통해 미국 지방정부와 한국전 참전협회에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지속해서 요청했는데, 일부에서 수용한 것”이라며 한일관계 개선이 미국 측이 태도를 바꾼 배경인 것으로 분석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정부는 한국전 참전기념 시설물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동해 표기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적극 설명하고 시정 요청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제사회를 향해 한반도 동쪽 바다에 대한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주장해왔지만, 일본 정부는 일본해 단독 표기 입장을 고수해왔다.
미국 측이 일본의 반대를 의식해 우리 정부의 동해와 일본해 병기 요청을 수용하지 않다가 지난해 이후 한일관계가 크게 개선되자 태도를 바꿨다는 설명이다.
보훈부는 여전히 일본해만 표기하고 있는 미국 내 한국전 참전 시설물에 대해서도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미국 하와이를 방문 중인 신상태 대한민국재향군인회 회장은 15일(현지시간) 샘 콩 하원의원 등 미국 측 인사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내 한국전 참전비 10개소에 동해가 병기되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재향군인회는 밝혔다.
신 회장은 오는 17일 하와이 주정부를 방문해 호놀룰루 한국전 참전비에 대한 동해 병기를 요청할 계획이다. 그는 이어 재향군인회 미국 서부지회와 남서부지회도 방문한다.